14일 이사회서 사생결단 불가피

라응찬-신상훈 '신한사태' 막판절충 사실상 결렬
申사장 공동퇴진안 李행장측 거부
양측 "해임안 통과" "저지" 자신감
이사진 표심 예측불가… 결과 촉각

라응찬 회장, 이백순 은행장(왼쪽부터)

신상훈 사장

신한금융지주 수뇌부의 거취가 판가름 나는 14일 이사회를 앞두고 벼랑 끝 공방을 벌여온 라응찬 회장 측과 신상훈 사장의 막판 절충이 사실상 결렬됐다. 이에 따라 이번 이사회에서는 경영을 둘러싼 양측 간 사생결단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백순 신한은행장 측은 13일 "(신 사장 측이 마지막 타협안으로 내놓은 '신 사장-이 행장 공동퇴진안'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이사회에서 신 사장에 대한 거취를 묻겠다는 뜻을 못박았다. 이 행장 측의 한 관계자는 "이 행장은 자신이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신 사장의 비리혐의를 포착해 고소를 했을 뿐인데 물러날 이유가 없다"며 "이 행장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반면 신 사장은 대출 관련 배임은 물론이고 고문료 횡령의 혐의까지 뚜렷한 만큼 이번 이사회에서 해임안을 물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행장 측이 신 사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가능성도 사라졌다. 지난 12일 이 행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 사장 자진사퇴시 고소 취하 가능' 입장을 밝혔으나 이후 신 사장은 '이 행장과의 동반 퇴진'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행장 측이 다시 '공동 퇴진 불가'를 못박으면서 '이 행장 동반 퇴진 수용→신사장 자진 사퇴→이 행장 고소취하'의 시나리오는 백지장이 된 것이다. 이로써 이번 사태의 처리 향방은 결국 14일 이사회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신한지주는 이번 이사회에 12명의 구성원 전원이 참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라 회장 측은 이중 신 사장을 제외한 11명 전원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신 사장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므로 이사진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사장 역시 이사회에서 4석을 차지하고 있는 재일교포 출신 사외이사들의 지지를 확신하고 있다. 신 사장은 여기에 더해 최소한 1명 이상의 국내 이사를 끌어들이면 자신까지 합쳐 총 6표를 확보, 해임안 가결(12명 참석시 7표 찬성)을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사진의 표심은 예측불가다. 이사진으로선 검찰수사 결과도 안 나온 신 사장을 내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라 회장 측을 불신임해 신한지주의 경영공백을 초래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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