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건전성의 잣대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을 금융당국 권고 수준(200%)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비상벨이 울리고 있는 보험산업에 자본확충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KB금융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11일 "RBC비율을 금융당국의 권고수준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며 "KB생명은 저축성상품의 비중이 높아 앞으로도 몇년간 수천억원 규모의 증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B는 당초 ING생명을 인수해 자본확충 없이 RBC비율을 개선하려 했지만 인수가 무산되면서 직접 증자에 나서게 됐다.
지난해 2ㆍ4분기(7~9월) 말 현재 KB생명의 RBC비율은 161%로 생보업계 최저수준에 머물고 있다. RBC비율 상위권인 푸르덴셜(662%), 에이스(571%), 메트라이프(530%), 삼성(428%), PCA(422%), 라이나(404%), 알리안츠(345%), AIA(335%), 신한(311%) 등보다 한참 처진다.
당국은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200% 이상의 RBC비율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RBC비율이 기존 권고수준보다 높아진 것은 올해 예상되는 RBC제도 변경으로 50%포인트 정도의 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보험산업 환경이 어두워지면서 경영난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맞추지 못한 보험사들의 증자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생보사 중에서는 BNP파리바카디프(171%), 현대라이프(199%) 등이 가이드라인을 밑돌고 있고 흥국(211%), KDB(214%), 우리아비바(219%), 하나HSBC(243%) 등이 권고선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