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이 불투명한 경기 전망으로 인수ㆍ합병(M&A)은 주저하는 반면 만일을 대비한 실탄 확보를 위해 주식ㆍ채권 발행에는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시장 리서치 회사인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 올 상반기 M&A 규모가 1조1,000억달러로 지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금융 기업의 채권 발행 액수는 8,870억달러로 전년 동기의 5,403억달러보다 64% 증가했다.
크레디스위스의 영국 투자은행 부문 대표인 세바스티앤 그리그는 "자본 시장은 나름대로 호황을 구가하는 반면 인수합병 시장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흐름의 가닥이 잡힐 때까지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인수합병을 자제한 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자본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모건 스탠린의 유럽 인수합병 부문 대표인 디터 투로스키는 "통상 과거 경기 사이클을 보면 경기 침체를 전후해 인수 합병 규모는 18개월에서 23개월까지 계속해서 줄어든다"며 "현재 인수합병의 저점은 통과했지만 아직 회복 정도는 느리고 미약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투자 등급 채권 시장은 물론 투기 등급 채권 시장도 살아나는 등 자본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만큼 자금 사정 때문에 인수를 주저하던 기업들이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는 형성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