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에 '변화의 바람' 예고

■ 한전 사장에 김쌍수 前 LG전자 고문 선임
개혁·경영효율화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 전망
金사장 에너지 분야에 생소해 부작용 우려 제기도


한국전력은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사장으로 김쌍수(63ㆍ사진) LG전자 고문을 선임했다.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을 한전 사장에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신임 사장은 오는 25일께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신임 사장은 주총 직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이것저것 말할 단계가 아니다. 대통령 임명 절차 등이 마무리된 뒤 자세하게 설명하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LG전자 부회장 시절 각종 혁신을 주도하는 등 ‘개혁 전도사’로 활동했던 김 신임 사장이 선임되면서 국내 공기업의 맏형인 한전에도 상당한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역시 그간 공기업의 사장 선임 과정에서 가장 공들였던 곳이 한전과 KOTRA였고 관료 출신이 CEO에 앉은 KOTRA와 달리 한전은 민간 출신 첫 CEO가 선임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신임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LG전자 시절의 경험을 살려 거침없는 변화의 행보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한전은 정부의 공기업 개혁에서 민영화 대상에서는 일단 제외됐지만 경영효율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혁과 경영효율화를 위한 김 신임 사장의 고삐 죄기는 인력활용부터 고강도로 진행될 것으로 한전 내부에서도 전망하고 있다. 한전 내부에서도 김 신임 사장이 LG전자 시절 매사에 업무처리가 명확해 ‘쌍칼’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였던 만큼 앞으로 조직 쇄신 차원에서 단행될 고위급 인사와 조직개편 방향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김 신임 사장이 에너지 분야에서는 생소하다는 점, 그리고 한전이 공기업 개혁의 시범케이스가 될 것이라는 점 등이 중첩되면서 자칫 인력조정 등 경영효율화에만 지나치게 초점이 맞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전의 경우 전기요금체계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를 갖고 있지만 전기요금은 한전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해외로의 전력수출이나 원전수출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전은 오는 2010년까지 매출액 중 해외사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4~5%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정도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당장 중요한 것은 전력수출ㆍ원전수출 등 해외사업에 집중하는 것”이라면서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도 개혁 바람이 지나칠 경우 되레 나타날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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