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 장기화땐 협회업무 마비 우려도한국시장협회가 회장직을 둘러싼 송사로 내홍을 겪고 있다.
시장협회 유진희 회장측이 새로 선출된 김근배 회장측을 상대로 공정증서 부실기재, 사문서 위조 등을 내용으로 고소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말 정시봉 전 회장의 작고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 정회장의 작고로 유진희 서황개발 사장이 잔여임기동안 회장직을 수행했으나 지난 3월말 임기만료 후 후임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임기만료 수개월이 지나도록 정식 총회가 개최되지 않자 일부 회원들이 지난 7월 서울 구로구에 시장을 갖고 있는 김근배씨를 회장으로 추대, 등기까지 마쳐버린 것.
그러자 유회장측은 『김회장을 선출한 7월 총회가 정족수를 못채워 유회, 연기됐음에도 김회장측이 일부 회원들과 짜고 총회 회의록을 허위로 날조하고 인감을 도용한 후 공증, 회장 등 임원을 임의로 변경했다』면서 총회 회의록 사본, 법인등기부등본을 확보해 9월말 고소까지 하게 된 것이다.
김회장은 이와관련, 『그동안 시장협회가 유명무실한 채로 방치돼왔기 때문에 회원들이 바꿔보자는 취지로 나를 추대했다』면서 『지금이라도 유회장측이 잘해보겠다면 물러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회장은 회장직 등기를 마친 후 전국 1천5백여 시장에 인사장을 발송했으며 최근 시장 소식을 알리는 「장터뉴스」도 펴내는 등 이미 활동중이다.
유회장측은 『김회장측과 만나 합의가 이뤄지면 취하할 수도 있지만 합의가 안될 경우 송사가 장기화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시장협회의 내홍은 전국시장재개발연합회로도 불똥이 튀고있다.
지난해 출범한 재개발연합회는 단독 사단법인 추진이 어려워짐에 따라 그간 시장협회와의 통합을 꾸준히 모색해왔으나 내홍으로 회 운영이 정상화되지 않아 재개발연합회도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연합회 관계자는 『유통시장 전면개방 이후 재래시장의 위기가 극에 달했는데도 정작 시장협회는 내홍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연합회는 비빌 언덕이 없는 형편』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이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