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금이 우리나라의 주식과 채권은 물론 부동산까지 가리지 않고 사들이고 있다.
미국ㆍ유럽계 자금과 달리 중국 자금은 정부기관 자금이 많아 장기투자 성격이 강하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달러 자금의 운용처 가운데 하나로 우리나라의 금융ㆍ부동산 시장을 꼽고 있는 셈이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중국 자금은 지난 1월 한 달에만 주식ㆍ채권 6,5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1년 동안에도 우리나라의 주식과 채권 2조3,000억여원어치를 사들인 중국 자금이 올해도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영국 투자가들이 한국 주식을 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투자가들은 1월에만 5,39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자금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3개월 연속 1조8,000억원에 가까운 한국 주식을 매입한 상황이다.
채권도 예외는 아니다. 2011년에만 3조6,660억원어치의 채권을 사들였던 중국 자금은 2012년에는 일부 순매도했음에도 5,61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중국 자금은 올 1월에도 1,170억원어치의 채권을 매입해 현재 10조원 이상의 상장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이 갖고 있는 전체 채권의 12.1%에 달하는 비중이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대부분 장기투자 성격을 지닌 정부기관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자금은 우리나라 부동산 매입도 늘리고 있다. 특히 제주도의 부동산 매입은 눈에 띌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제주도 토지취득 건수가 지난해 말 1,548필지로 미국(1,298필지)을 제치고 1위다. 2011년 1,026필지를 매입했던 중국 자금은 1년 새 5,000필지 이상을 추가 매입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도 벌렸다. 중국 자금의 제주도 땅 매입은 2011년부터 급증했는데 2007년 2만2,019㎡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 말에는 192만9,408㎡로 5년 새 87배가 늘었다. 중국 자금이 보유한 제주도 땅의 공시지가도 4억원(2007년)에서 1,241억원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제주도뿐만 아니라 중국 자금은 부산 해운대의 아파트 등 부동산에 대한 투자 문의도 부쩍 늘었다. 해운대 마린시티에 있는 한 호텔형 주거시설에 최근 홍콩인 20명이 방문해 투자가치 등을 타진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상하이의 한 부동산 투자기업 실사단이 최근 해운대관광리조트를 세 차례 정도 방문해 13만2,000여㎡인 일반호텔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