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테이퍼링 충격, 美 불량 채권에도 가시화"

자금 이탈 본격화
올들어 실적도 우량채권ㆍ美 국채에 뒤져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감축) 영향으로 불량 채권(정크 본드)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FT는 뮤추얼펀드 실적 전문분석 기관인 리퍼의 최신 집계를 인용해 불량 채권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미국의 뮤추얼펀드와 외환펀드에서 지난 5일로 끝난 한 주에 9억 7,2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이로써 올 들어 14억 달러가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신 투자 등급 기업 채권과 미 국채로 자금이 더 들어갔다고 FT는 덧붙였다.

이 때문에 미국 불량 채권 평균 수익률이 지난해 5%를 밑돌던 것이 지난 7일 현재 5.65%로 상승한 것으로 바클레이스가 집계했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그만큼 시세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GMP 시큐리티스의 채권 투자 전략가 애드리언 밀러는 FT에 “연준이 그간 (양적 완화로) 불량 채권 시장을 부추겨온 셈”이라면서 그러나 테이퍼링으로 “연준이 더는 그런 역할을 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양적 완화) 없이는 증시가 흔들리며 그 충격이 고수익 채권시장에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리드슨비전의 마티 프리드슨 최고경영자는 FT에 “고수익 채권 투매는 가격 거품이 빠지는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투자 가치가 없다고는 하지 못하지만 더는 (이전처럼) 과다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불량 채권 실적도 완연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바클레이스 분석에 의하면 불량 채권은 올 들어 평균 0.8%의 실적을 낸 데 반해 우량 채권과 미 국채는 1.7%와 1.3%로 훨씬 높은 수준을 보였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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