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펀드 "이번엔 화성산업"

지분 5.09% 취득, 경영 참여 선언
사외이사 추천 회사측과 합의도 밝혀
전문가 "기업가치 상승 '윈윈' 기대"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가 태광그룹에 이어 2번째 타깃으로 유통ㆍ건설업체인 화성산업을 선택했다. 장하성펀드는 22일 지난 4월부터 이날까지 화성산업 지분 5.09%를 취득했다고 공시하고 경영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장하성펀드는 “화성산업 경영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회사 측이 동의하는 사외이사 후보를 펀드가 추천해서 회사 측과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KCGF의 핵심 투자 고문인 장하성 고려대학교 교수(경영대학장)는 “화성산업은 기업지배구조가 좋으면서 수익가치와 자산가치가 높은데도 시장의 신뢰 부족으로 저평가된 회사”라며 “펀드의 경영참여를 통해 시장 신뢰도와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KCGF가 바라던 투자 모델”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특히 “이인중 회장 등 경영진이 펀드의 지분참여에 매우 긍정적”이라며 “합리적인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회사의 지배구조개선과 기업가치 증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성산업 주가는 장하성펀드의 지분참여 사실이 공시된 직후 상한가로 급등, 전날보다 2,150원(14.68%) 오른 1만6,8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화성산업에 대한 투자는 회사와 펀드 측에 윈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현식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성산업은 올해 창립 이래 최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실적호전 종목이지만 지역에 기반을 둔 취약성 때문에 저평가돼 왔다”며 “장하성펀드의 투자대상으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인지도와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증권은 이 회사 영업이익이 지난해 374억원에서 올해 574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성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21일 현재 5.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에 불과하다. 장 교수도 “화성산업은 우방ㆍ청구 등 다른 지역업체들이 쇠퇴할 때 적극적인 구조조정으로 살아남은 유일한 기업인데도 불구하고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돼 왔다”며 “지역 기반 중견기업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화성산업 투자는 특히 보람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하성펀드는 대한화섬ㆍ태광산업ㆍ화성산업 외에도 연내 추가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장 교수는 밝혔다. 장 교수는 “화성산업 외의 여러 기업들과도 대화를 지속하고 있어 연내 1개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주명부 열람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는 태광그룹에 대해서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지만 문제 해결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화성산업은 어떤 회사
유통·건설 주력 대구지역 중견기업
백화점 5곳·할인점 3곳등 보유
주택건설사업 전국으로 확대
'장하성펀드'가 두번째로 투자의 포문을 연 화성산업은 지난 58년 설립돼 유통과 건설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해온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중견기업이다. 72년 대구에서 동아백화점을 개점해 유통사업에 진출했고 현재 백화점 5개와 할인점 3개, 사이버쇼핑몰과 유통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서울에서는 88년 쁘렝땅백화점 개점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78년부터는 주택건설업에까지 영역을 확대, 전국적인 사업망을 갖추고 있다. 거래소 상장은 88년이다. 회사 최대주주는 이인중 회장으로 12.86%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 22명을 포함할 경우 최대주주 측 지분은 31.09%에 달한다. 자사주 보유 지분은 9.35%다. 계열사로는 화성개발ㆍ화성기술투자ㆍ동아애드 등이 있으며 타법인 지분 LG텔레콤 0.63%, 장교공영 26.93% 등 보유자산 규모는 최대 1,200억원에 달하는 것을 추정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3,608억원, 당기순이익은 210억원이며 자본금은 622억5,400만원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