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놓쳤다고 항공사 직원 때린 회장님

강태선 회장 공식사과 불구 SNS 등서 비난글 급속 확산
제2 라면상무 사태 재연 조짐

국내 유명 의류업체의 회장이 공항 도착이 늦어져 비행기 탑승을 못하게 되자 항공사 용역 직원에게 신문지를 던지며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30일 아시아나항공과 경찰에 따르면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지난 27일 오후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구에서 탑승 시각에 늦어 비행기에 탈 수 없게 되자 항공사 용역직원인 30대 남성에게 욕설을 하며 신문지로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강 회장 일행은 27일 전남 여수에서 열릴 예정이던 슈퍼모델대회에 협찬사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3시10분 김포공항발 여수행 비행기를 탈 계획이었다. 그러나 강 회장 등은 출발 1분 전에야 탑승구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탑승구는 탑승을 위해 비행기까지 셔틀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곳이어서 강 회장 일행이 비행기에 오르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강 회장은 막아 서는 항공사 직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폭행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야크 측은 일단 '신문지를 직원 쪽으로 던졌을 뿐 폭행은 아니었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현장에서는 단순한 소동으로 마무리됐는데 폭행으로 알려져 곤혹스럽다는 것이었다. 당시 경찰도 항공사 측의 신고전화를 받고 출동했다가 당사자끼리 합의를 한 것을 보고 입건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폭행 사실이 30일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제2의 라면 상무'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강 회장을 비난하는 글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태가 포스코 임원이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을 폭행한 '라면 상무', 호텔 직원을 때린 베이커리 '빵 회장' 사건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일각에서는 블랙야크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태가 커지자 강 회장은 이날 공식 사과 성명서를 내고 "언론 보도내용을 부인하지 않으며 당시 현장에서 사과를 했고 약 1시간 후 재차 당사자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했다"면서 "어찌 됐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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