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정동기 대검 차장검사 "매일 전화로 꾸짖던 아버님 목소리 그리워" 부친상 이후 소회 밝혀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늘상 자식을 꾸짖었는데, 애정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정동기 대검찰청 차장이 얼마전 당한 부친상 이후 짧은 소회를 밝혔다. 정 차장과 그의 부친은 거의 매일이다시피 전화통화를 했다고 한다. 정 차장 부친은 살아 생전에 대검으로 전화를 걸어 정 차장을 찾았고, 정 차장은 주요회의나 업무결재로 바쁘지 않으면 바로 통화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 차장 부친이 치매로 병원에 입원한 1년 반전부터는 이 같은 부자지간의 '전화통화'도 끊어졌다. 정 차장은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한 후로는 전화통화를 하지 못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정 차장 부친은 2대 독자에, 군 장교 출신이어서 자식들에게 매우 엄했다고 한다. 슬하에는 차남인 정 차장을 포함 4남1녀를 뒀지만, 정 차장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차장은 "아버지는 자식이 잘 되길 한결같이 바라지만, (저는) 지방으로만 돌아다니고 딸만 하나 안겨 드렸으니 서운한 게 없었겠냐"며 "매일 전화하신 이유도 못난 아들을 꾸짖기 위해서 였다"며 부친의 음성을 그리워했다. 주변에서는 정 차장과 부친간 남다른 전화통화를 부러워하는 눈치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자식이 아버지와 매일 통화하기가 쉽겠냐"며 "특히 정 차장 나이면 더욱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부친의 전화에 일일이 응대하는 정 차장의 모습이 알려져 검찰내에서 회자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 차장은 내달 23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정상명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유력시 됐지만, 아쉽게 탈락했다. 부친의 영정 앞에 검찰총장으로서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 '못난 아들'이 아님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지만, 정 차장은 끝내 못난 아들이 됐다. 정 차장은 그러나 "아버지는 돈 많이 벌고 명예스러운 자리에 오르는 것 보다 자식이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을 진정 바라실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정 차장 집무실에는 올해 초 모 장애인단체에서 직접 구입한, 행운을 상징하는 붉은 돼지 9마리가 놓여 있다. 검찰 안에서든, 검찰 밖에서든 정 차장의 9가지 행운은 아직 남아 있을 것 같다. 입력시간 : 2007/10/15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