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보스턴 테러 참사의 충격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출신의 ‘지휘 거장’ 리카르도 무티(71)가 음악을 통해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 음악감독인 무티는 전날 시카고 심포니센터에서 열린 정기연주회를 보스턴 참사 희생자 헌정 공연으로 진행했다.
무티는 공연 시작에 앞서 “보스턴 참사로 전 세계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공교롭게도 오늘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B단조 미사’(Mass in B Minor)를 연주한다”고 소개했다.
무티는 이 곡에 대해 “음악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위대한 인류 문화 중 하나”라고 강조한 뒤 “마지막 부분이 라틴어로 ‘도나 노비스 파쳄’(Dona Nobis Pacem)으로 끝나는데 이는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Give Us Peace)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흐가 신에게 간구한 것은 궁극적 가치로서의‘영원한 평화’뿐 아니라 ‘이 땅에서의 평화’도 포함된다”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폭력이 늘고 있는 점을 개탄했다.
무티는 “음악은 세상에 조화와 사랑과 형제애를 불러올 수 있다. 음악은 말 없이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된다”면서 “음악인들은 음악으로 세상을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코러스 단원 모두는 오늘 연주할 바흐 미사곡을 보스턴 참사 희생자들에게 바친다”며 객석을 메운 2,000여 명의 관객을 향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잠시 묵념하는 시간을 갖자”고 정중히 요청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