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미2사단의 한강 이남 배치 등을 포함한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가 가닥을 잡고 있다.
정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2사단 재배치 문제는 북핵 문제 해결 이후에 논의한다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담을 계획이다. 이 경우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시한을 감안할 때 미 2사단 재배치 문제는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미2사단 한강 이남 배치 백지화 가능성(?)=반기문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9일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와 관련, “용산 기지는 빨리 이전하고 제2사단(의 한강이남 이전)은 한반도의 제반정세를 고려해 신중히 처리한다는 우리정부 입장이 한미정상회담 후 발표되는 공동성명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보좌관은 이날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큰 틀에선 한미간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반도 전쟁시 미군의 자동개입(인계철선) 역할을 하는 미2사단의 한강이남 배치에 반대하는 우리의 입장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반영되면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는 북 핵 문제가 빠른 시일내에 해결되기 힘든 실정이여서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 지 모르는 장기적인 문제로 처리될 전망이다.
반 보좌관은 한미공동성명의 주요 내용에 대해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과 한미 50년 동맹을 재확인하고,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의 지지 및 경제협력 증진 등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미군 재배치문제 등에 대한 논의를 북핵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유보토록 하는 방안을 정부에 공식 요구키로 했다.
◇고 건 총리, 이례적으로 미2사단 방문= 고 건 총리는 이날 한국정부 총리로선 처음으로 경기 의정부시 미2사단 사령부를 방문, “한미동맹의 핵심적이고 상징적인 존재는 바로 미2사단”이라며 “미2사단장병 여러분과 우리 한국민은 평화수호의 `최전선에서 함께 하는 동맹(Frontline Partnership)`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총리는 미군 장병들에 대한 연설에서 “과거와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에도 한미동맹관계는 한반도의 전쟁을 억지하는 기본축으로서 참으로 중요하다”며 “한국 국민은 지금도 한미 안보동맹관계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역설했다.
고 총리는 존 우드 2사단장 등 미군 고위 관계자들과 간담회에서 “미군이 안정적으로 주둔하고 훈련할 수 있는 여건 개선을 위해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했다”면서 “훈련도로 확장, 교량건설, 굴곡도로 개선 등 하나하나 샅샅이 찾아내 개선하겠다”고 말해 미2사단의 재배치 반대 입장을 우회 표명했다.
<김민열기자, 김대환기자 my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