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미래 트렌드 볼 수 있는 영화시장

기술 수준 높고 자국영화와 외화 치열한 경쟁
앨런 혼 디즈니 스튜디오 회장 미디어 서밋
온가족이 보는 영화 추구…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 디즈니의 강점으로 꼽아

앨런 혼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회장이 1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본사에서 '미디어 서밋'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1조 1,300억 원. (10억 달러) 영화'아이언맨3'가 전 세계적으로 벌어들인 흥행 수익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4월 개봉돼 약 724억 원(6,400만 달러)을 벌어들이며 미국·중국에 이어 높은 흥행 수익을 달성했다.'아이언맨3'의 전 세계적 흥행에는 엔터테인먼트 거대 제국'월트 디즈니'가 있었다.'아이언맨3'는 디즈니의 계열사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다.

디즈니사는 1923년 설립자인 월트 디즈니(1901∼1966)가 자신의 형인 로이 디즈니와 손잡고 디즈니 브라더스 카툰 스튜디오를 만든 것이 첫걸음이다. 올해로 설립 90년이 된 디즈니사는 현재 레저, 미디어 산업을 포함해 총 4개 부문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Walt Disney Studio)는 디즈니사의 핵심으로 픽사·마블·루카스 필름을 차례로 인수하며 현재 애니메이션 및 실사 영화 제작과 배급을 담당,'디즈니 왕국'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디즈니사는 지난해말 기준 총자산 749억 달러(84조8,242억 원), 연간 매출 420억 달러(47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LA 인근 버뱅크시에 위치한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에서'디즈니 왕국'신화를 보다 가까이에서 느껴봤다. 커져가는 한국 영화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디즈니 스튜디오 본사에서 특별히 마련한'미디어 서밋'(Media Summit)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 참석한 데이비드 할리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부사장은"영화관 기술 수준(technology)이 높은 것은 물론 소비자의 영화 몰입 정도, 영화 관람 경험을 중요시 하는 분위기 등 한국 영화 시장은 여러모로 가치 있는 미래 트렌드를 담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자리에 함께한 앨런 혼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회장은"젊은 시절 한국에서 18개월 간 군대생활을 했다"는 남다른 인연을 언급하며"한국영화는 매출과 극장 시장 규모에서 중요한 지역일 뿐 아니라 자국영화와 외화 간의 경쟁이 고루 이뤄지는 나라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매우 의미심장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혼 회장은 워너브러더스·20세기폭스 등 여타 경쟁 기업과는 다른 경쟁우위 요소로"확실한 브랜드이미지"를 꼽으며 디즈니 스튜디오만의 강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디즈니라는 큰 우산 아래 디즈니·픽사·마블·루카스 등 네 회사가 있다. 픽사에서 나온 애니메이션이든 마블사에서 나오는 슈퍼히어로에 대한 영화든 각각 일관된 이미지를 가지고 양질의 엔터테인먼트 작품들을 매해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개봉으로 고른 수익을 이끌어내기 위한 남다른 마케팅 전략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영화가 다른 언어로 더빙되는 경우 빚어질 수 있는 문화적 차이에 남다른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캐릭터가 하는 대화 내용을 바꾸기도 하며 각국의'문화적 차이'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디즈니의 모든 영화는'PG13'(13세 이하 부모 동반 관람가능 등급·한국의 12세 이상 관람가) 이하인 가족영화를 추구한다"며 자사만의 특별한 작품 제작 철학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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