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최근 사장단 인사를 통해 박근희 삼성카드 사장을 중국본사 사장으로 발령내면서 주문한 ‘특명’이다. ‘제2의 삼성’은 삼성이 한국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듯이 중국에서도 최고 기업이 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 사장에게 이 같은 중책이 떨어진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 사장은 지난 74년 입사해 삼성전관(경리ㆍ관리업무)과 비서실 재무팀 등을 거친 후 2001년 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장에 임명되면서 회사경영을 분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박 사장은 당시 감사대상 계열사와 각 사업장에서 내놓은 자료들을 검증하기 위해 라이벌 회사까지 찾아가 ‘취재’를 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또 감사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인재’들을 발굴하는 일도 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였다. 박 사장은 특히 지난해에는 삼성캐피탈 사장을 맡아 삼성카드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 및 경영안정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50대 초반(52세)의 나이에 그룹의 미래가 걸린 중국본사의 사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중국시장에 대한 대응전략과 삼성의 생존전략이 함께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사장단에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며 “그룹의 중국사업 전략을 보다 내실 있고 일사불란하게 지휘ㆍ실행해나갈 적임자로 박 사장을 꼽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중국본사 사장으로 발령이 난 뒤 서둘러 중국으로 향했다. 그는 “이 회장의 중국경영 지침을 바탕으로 중국 내 최고의 브랜드로 평가되고 있는 삼성을 ‘고품격 브랜드’로 끌어올리는 한편 중국 내에서의 핵심인력 유치에도 힘써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이 올해 중국에서 삼성브랜드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