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이슈와 인물] <14> 박근희 삼성중국 사장

中서 '제2삼성 실현' 중책
삼성카드 합병과정 능력 발휘 中사업전략 수행 적임자 발탁


삼성그룹이 최근 사장단 인사를 통해 박근희 삼성카드 사장을 중국본사 사장으로 발령내면서 주문한 ‘특명’이다. ‘제2의 삼성’은 삼성이 한국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듯이 중국에서도 최고 기업이 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 사장에게 이 같은 중책이 떨어진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 사장은 지난 74년 입사해 삼성전관(경리ㆍ관리업무)과 비서실 재무팀 등을 거친 후 2001년 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장에 임명되면서 회사경영을 분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박 사장은 당시 감사대상 계열사와 각 사업장에서 내놓은 자료들을 검증하기 위해 라이벌 회사까지 찾아가 ‘취재’를 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또 감사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인재’들을 발굴하는 일도 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였다. 박 사장은 특히 지난해에는 삼성캐피탈 사장을 맡아 삼성카드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 및 경영안정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50대 초반(52세)의 나이에 그룹의 미래가 걸린 중국본사의 사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중국시장에 대한 대응전략과 삼성의 생존전략이 함께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사장단에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며 “그룹의 중국사업 전략을 보다 내실 있고 일사불란하게 지휘ㆍ실행해나갈 적임자로 박 사장을 꼽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중국본사 사장으로 발령이 난 뒤 서둘러 중국으로 향했다. 그는 “이 회장의 중국경영 지침을 바탕으로 중국 내 최고의 브랜드로 평가되고 있는 삼성을 ‘고품격 브랜드’로 끌어올리는 한편 중국 내에서의 핵심인력 유치에도 힘써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이 올해 중국에서 삼성브랜드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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