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알려진 분기 경영실적이 공식 발표 이전에 새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올해 1.4분기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실적'을 발표한 37개 상장사의 주가 동향을 조사한 결과, 발표 전 5거래일 동안주가가 3.88% 오른 반면 발표 후 5거래일 동안은 0.5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국내 증권사 2곳 이상이 분기 실적전망치를 제시한 156개 12월 결산 상장사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으며, 영업이익이 증권사의 평균 추정치를 10% 이상상회한 경우를 깜짝실적으로 분류했다. ◆깜짝실적 발표전 주가 급등 깜짝실적을 기록한 37사 가운데 발표일 전 5거래일 동안 주가가 오른 곳은 28사, 내린 곳은 9사로 상승 기업수가 월등히 많았다. 반면 발표일 뒤 5거래일 동안은 20사의 주가가 오른 반면 17사의 주가가 하락해엇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 달 25일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오롱건설의 경우 영업이익이 270억원으로 시장예상치를 10.27% 상회했다. 발표 당일 이 회사의 종가는 1만6천400원으로 5거래일 동안 15.09%나 급등한 상태였으나 이후 5거래일 동안은 2.44% 하락했다. 이달 2일 1.4분기 실적을 공개한 계룡건설도 영업이익이 135억원으로 국내 증권사의 평균 추정치보다 12.06% 많았다. 깜짝실적 발표 전 5거래일 동안 16.58% 급등한 이 회사 주가는 이후 5거래일 동안은 7.56% 하락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라이콤도 지난 달 18일 1.4분기 영업이익이 26억원으로 시장예상치를 13.22% 상회했다고 공시하기 전 5거래일 동안 주가가 13.09% 급등한 반면이후 5거래일 동안은 8.95% 떨어졌다. 심지어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 기업인 국민은행마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달 2일 장 마감 이후 공개된 국민은행의 1.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461억원과 8천29억원으로 시장예상치를 각각 28.60%, 26.17% 상회했다. 실적이 공시되기 직전 국민은행은 8만8천400원에 장을 마쳐 이미 5거래일 동안9.14% 오른 상태였으며 이후 5거래일 동안은 0.22% 떨어졌다. D증권사의 한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는 "은행주는 올 1.4분기에 깜짝실적을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며 "대체로 실적 공개되기 전에 주가가 오르고 이후에는 부진한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실적 정보 미리 알고 산다" 이처럼 깜짝실적을 기록한 상장사들이 실적 발표 전에 주가가 오르다가도 발표 이후에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호재를 먼저 알고 미리 사두는 투자자들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K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회사 내부자를 통해 미리 실적 정보를 접한 투자자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증권가 격언을 실천에 옮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상장사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유착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상장사가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애널리스트에게 미리 실적을 귀뜸해주면 이들을통해 정보가 소수의 투자자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마다 접하는 정보의 양과 수준에는 큰 차이가있다"며 "주식시장이 모두 정보가 오픈된 완전 경쟁시장에 가까운 이상적인 시장이라는 말은 실상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