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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 죽전지구의 죽현교차로에서 단국대 죽전캠퍼스 방향으로 올라가다보면 오른편으로 고급 주거지가 나온다. 보정동의 타운하우스 밀집 지역이다. 죽현마을 중앙공원과 한성CC로 둘러싸여 있어 고급 주거지로 나무랄 데 없는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절반가량이 미개발지로 남아 있다. 분양가가 20억원이 넘는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와 테라스하우스가 곳곳에 들어섰지만 이중 상당수는 밤에도 불이 꺼져 있다. 골조만 앙상하게 남은 채 짓다 만 타운하우스도 2곳이나 된다. 죽전지구에서 가장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 받지만 지금은 '타운하우스의 무덤'으로 전락한 상태다. 인근 J공인의 한 관계자는 "택지지구 조성 당시 블록형 단독주택용지를 개인들에게 분양한 것이 재앙의 시작이었다"며 "2000년대 후반 들어 시작된 부동산 경기침체가 결정타가 됐다"고 말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보정동 고급 타운하우스 단지 내 16개 블록 중 절반인 8개 블록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죽전지구는 1998년 택지지구로 지정된 후 10년 간의 개발을 거쳐 2007년 말 준공됐다. 인근에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서고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는 등 나무랄 데 없는 주거지의 면모를 갖췄지만 유독 이곳만은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당초 이곳은 강남 청담동과 분당 구미동 같은 대규모 고급 타운하우스촌으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2000년대 초 한국토지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ㆍLH)는 이 일대를 블록형 단독주택용지로 분양했다. 시행사도 용지를 구입했으나 개인들에게도 토지를 분양했다. 이들 개인 지주가 모여 공동으로 타운하우스 사업을 진행한 곳도 여럿 된다. 문제는 여기서 출발했다. 여러 명의 지주들이 모여 사업을 시행하다 보니 속도가 더뎠고 과도한 건축비를 감당하지 못한 일부 지주의 토지가 경매로 넘어가는 일도 발생했다. 팔리지 않은 용지도 2필지나 된다.
여기에다 2006년을 고비로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고가 타운하우스의 인기도 급격하게 식었다. 이 지역에서 공급된 타운하우스들의 분양가가 최소 15억원이다 보니 모두 미분양 사태를 겪었다.
이곳 타운하우스들은 현재 원래 분양가보다 최대 절반이나 내린 가격에 할인 분양 중이다. 전용 232~238㎡ 37가구로 구성된 '현대 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는 2011년에 분양했지만 아직도 3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이 테라스하우스는 6층 분양가가 20억원이 넘는다. 당초 분양가보다 3억원이나 할인해도 매수세가 없다. 인근 '죽전 극동스타클래스'도 상황은 마찬가지. 3차 3단지는 36가구 중 19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고 40~50% 내린 7억~9억원선에 할인분양 중이다. 3차 2단지(24가구)는 시행사 사정으로 골조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4차(36가구) 역시 입주율이 50%에 그치고 있다.
원건설이 짓는 '죽전 힐데스하임(39가구)'는 당초 2007년에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기초 공사도 시작하지 못한 상태고 인근'죽전 빈센트힐(16가구)' 역시 사업이 중단된 채 나대지로 남아 있다. 그나마 22가구 규모의 '솔레뉴 파크'는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지주가 직접 시행한 이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는 2~3가구를 제외하고는 입주한 상태다.
주택시장 침체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이 일대 개발 역시 당분간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단지 중심부에 위치한 곳에 들어서는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 '루시드 애비뉴'가 착공에 들어가 곧 분양에 나설 예정이어서 성공 여부가 지역 활성화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지는 당초 영조주택이 지상 3층 9개동 75가구 규모의 고급 타운하우스 '웰리드'를 지을 계획이었으나 부도로 사업이 중단됐다가 다른 시행사가 인수해 개발하고 있다. J공인 관계자는 "루시드 애비뉴가 공사를 시작하자 인근 힐데스하임과 빈센트힐도 사업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루시드 애비뉴 분양이 성공하면 이 일대가 재조명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