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교통세 인하 등 고유가 비상계획(Contingency Plan) 3단계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수도 있어 서민들의 물가부담과 경제성장률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계속된 고유가 추세가 점차 고착화하면서단기적인 유가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고유가 비상대책의 시행을 재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고유가가 대세로 간다면 내국세 인하 등의 3단계 비상계획은실효성이 없다"고 전제하고 "외국의 경우 고유가에 대해 특별한 대책을 취하지 않고있으며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금을 깎아 유가를 내린다면 재정지출을 통해 물가와 성장률을 방어하는셈이며 결국 재정부담을 늘리게 된다"고 지적하고 "지속적인 유가상승에는 정부 차원에서 대책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고유가가 대세로 굳어진다면 비상계획은 필요없다"고 확인하면서도 "저유가가 끝났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할 수 없으며 부처간에합의도 되지 않았다"고 말해 앞으로 유가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2일 현지에서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0.39달러상승한 35.53달러를 기록, 비상계획 3단계의 기준이 되는 35달러선을 15일째 상회하고 있어 고유가 비상대책이 재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행 유가는 또 정부가 연초 경제운용계획을 수립할 때 예상했던 유가기준인 배럴당 24~26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유가는 배럴당 1달러 상승할 때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1%포인트 하락시키며 물가에서 차지하는 유가 비중은 4.14%로 전세값(9.81%)보다는 낮지만 통신요금(2.37%), 쌀값(2.43%)보다 높다.
재경부는 따라서 유가가 지금처럼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당장 서민들의부담이 커지고 원가부담 가중으로 수출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겠지만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에서 테러위협 등 국지적인 위험부담이 5달러 정도되는 것으로 보고 있어 중동을 중심으로 한 정정불안이 해소된다고 해도 국제유가가지금보다 크게 내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올해초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넘었을 때 시장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1단계 조치를 취한데 이어 4월 배럴당 32달러를 돌파한후 석유수입부담금을 인하하는 등 2단계 조치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