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상승폭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동산업계에서는 전세시장이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1월의 상승률이 0.6%였던 점을 감안하면 오름폭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통상 부동산시장에서 2월은 전세값이 가장 많이 오르는 달이다. 각급 학교 개학과 봄이사철 등이 맞물리며 전세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6~2009년 24년 동안 2월의 장기평균 전셋값 상승률은 2.7%에 달한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추진력은 크게 약화된 셈이다. 나찬휘 국민은행 부동산연구팀장은 "전셋값이 1년여 동안 꾸준히 올랐지만 지난달의 상승률은 장기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고 지적했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크게 오른 점도 부담요인으로 지적된다. 2009년 2월 38.2%였던 전셋값 비율은 지난달 41%를 기록했다. 거래침체 속에 집값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 전셋값만 오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강남구 대치동 등 전셋값 오름세를 주도했던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도 2,000만~3,000만원가량 가격을 내린 전세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집값과 비교해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게 수요자들의 전반적 인식"이라며 "전셋값이 당장 내림세로 돌아서진 않겠지만 지역에 따라 오름폭은 작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