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은 기아자동차가 공개입찰로 매각될 경우 입찰조건에 따라 참가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현대 최고경영진이 기아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시사한 것은 처음이다.정명예회장은 24일 동경 나리타공항에서 기아자동차가 공개입찰로 매각되면 참여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입찰조건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해 입찰참여 의사가 있음을 강하게 내비쳤다.
정명예회장은 『정부와 채권단이 기아를 공짜로 주겠다면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기아의 공개매각조건에 금융지원 등이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기아에 대한 정부의 법정관리 방침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구축될 수 있는 기업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전제한 뒤 『자본과 경영 분리는 기업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아침에 이뤄질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이 기아를 인수할 경우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질문에는 『현실도 버거운데 가상적인 일을 생각할 만한 여유가 없다』며 대답을 피했다.<정승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