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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도·도시가스 절감한 비용… 마일리지로 제공 구매 결제 가능
서울시 시행 탄소포인트제에 69만여곳 참여 뜨거운 호응
BRP 사업·ESCO 시스템 등 에너지 절감 건물 개조 지원
아낀 돈 소외계층에 기부도
지난 주 찬 대륙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12월 상순답지 않은 때이른 한파가 찾아왔다. 9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3.2도까지 떨어졌으며 연일 영하 10도 안팎을 넘나드는 추위가 지속됐다.
난방 수요는 급증했고 전력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10~12일 사흘 연속 예비전력이 300만㎾ 대로 떨어지며 전력수급 '관심'단계가 발령되자 정부는 기업들의 전기 사용을 줄이고 열병합발전소와 석탄 화력발전소 공급을 확대하는 등 비상 대책 동원에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다.
이런 상황은 해마다 전력수요가 많아지는 여름과 겨울에 반복된다. 자꾸만 늘어나는 전기제품 사용량을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신월성 2호기ㆍ신고리 3호기 등 새 발전소들이 본격 가동을 시작하는 내년 말이 되기 전까지 아슬아슬한 전력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 수요관리가 다급해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기업과 가정의 에너지 절약 운동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 인센티브를 주는 '당근'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에너지를 쓰는 시민과 기업 입장에서는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에 참여하면서 요금도 줄이고 덤까지 얻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탄소포인트제로 절약하고 현금포인트 쌓아=서울에 사는 박 모씨는 온실가스를 줄인 만큼 인센티브로 돌려받는 에코마일리지 카드 가입자다. 김 씨는 전기와 수도, 도시가스 비용을 아낀 만큼 포인트로 돌려받아 제휴 카드사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산다. 혜택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카드를 제시하면 세종문화회관과 한강유람선 등 시내 주요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 많게는 30%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정부는 2009년 에너지를 절약한 만큼 인센티브로 돌려받는 탄소포인트제를 시행했다. 가정이나 상업용건물의 전기ㆍ상수도ㆍ도시가스를 줄여 쓴 만큼 포인트를 지급해 이를 현금처럼 쓰게 하거나 포상금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참여 희망자는 운영프로그램(cpoint.or.kr)에 접속해 온라인으로 직접 등록하거나 탄소포인트제 참여 신청서를 우편, 팩스 및 전자우편 등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 보내면 된다.
서울시는 탄소포인트제를 기본으로 한 에코마일리지제도를 운영 중이며 올해 가입자 목표(기업+가정) 65만곳을 훌쩍 뛰어넘은 69만곳이 참여하고 있다. 내년 목표는 80만곳이다.
에코마일리지 제도에 가입한 학교나 아파트단지의 경우 절감 노력에 따라 1,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가입 및 문의는 홈페이지(ecomileage.seoul.go.kr)나 120 다산콜센터에서 할 수 있다.
◇에너지 절감형 건물로 개조해 비용 줄여=서울 사당동에 사는 김주희(37)씨는 지은 지 20년이 넘은 집에 냉기가 심하게 들어 고민하던 중 지난 6월 서울시로부터 300만원을 융자받아 이중창호를 설치했다. 단열이 잘돼 찬바람도 덜 들어오고 난방비도 지난해보다 12%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여 만족도가 높다.
서울시 성북구 석관동의 두산위브아파트는 지난 2월 건물에너지효율화 사업(BRPㆍBuilding Retrofit Project)을 통해 지하주차장 조명을 모두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했다. 투자비용 1억4,000만원을 들인 뒤 매달 1,000만원 정도를 아낀다. 연간 절약되는 전기 양만 약 306Mwh에 이른다.
김씨와 석관동 아파트는 모두 BRP의 도움을 받았다. 건물 시설 개선을 통해 에너지를 아끼고 이용효율을 높이는 사업인데 정부가 특별 융자 지원을 해준다.
서울시는 BRP 참여를 늘리기 위해 연 이율 2.5%로 대학과 병원 등 에너지다소비건물과 아파트 등에 최대 10억~20억원(사업금액의 80% 이내)을 빌려준다. 각 가정에서는 이중창으로 바꾸거나 고효율 보일러를 설치할 때 가구당 최대 500만원의 융자를 받을 수 있다.
지난달 말까지 서울시내 건물 401곳, 대학 8개교, 주택 2,980가구가 BRP로 모두 54억원을 대출받아 설비를 마쳤다.
장만수 시 에너지효율화팀장은 "BRP사업에 참여하면 관리비도 줄이고 온실가스도 낮출 수 있다"며 "2014년까지 1만호를 목표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시민들을 찾아 설명회를 연다"고 말했다.
에너지 사용자를 대신해 에너지 절약 시설에 투자하고 이에 따른 에너지 절감액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ESCO(Energy Service Company) 시스템도 정부는 운영 중이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아예 투자비용도 들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고려대학교는 ESCO의 투자를 받아 조명을 LED로 바꾸고 단열보강을 마친 뒤 연간 7억원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누리고 있다.
◇에너지, 아낀만큼 기부하기=에너지를 절약해 주위 사람을 도울 수도 있다. 정부가 진행중인 에너지 다이어트 캠페인 '아껴서 나누자'는 월 사용 전력(300kWh)의 5% 이상을 절감한 사람이 정부로부터 포인트를 받아 에너지소외계층에 기부하는 나눔 캠페인이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절전사이트(www.powersave.or.kr)의 에너지 다이어트에 접속해 주거형태와 면적, 절전제품 등을 선택한 뒤 스스로 절전 참여내역을 입력하면 된다. 개인이 참가한 만큼 기부열매와 쿠폰을 받으며 절전 목표를 달성하면 1kWh에 5원씩 포인트를 쌓아 연간 2만원을 적립할 수 있다. 이후 참여자가 기부기관을 선택하면 그 사람의 이름으로 적립포인트가 기부되며 이는 독거어르신이나 복지시설에 등록된 에너지소외계층을 위한 내복과 방한복, 담요 구입에 사용된다.
올 겨울 전기 10% 덜쓰면 최대 3000만원 드려요 서울시, 건물간 경쟁 내걸어 효과적인 절전 효과를 내기 위해 단순 인센티브를 뛰어넘어 경쟁 개념도 도입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겨울철 절전운동을 위해 경쟁을 내걸었다. 시는 기업과 가정을 상대로 '으뜸 절전소 선발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관계자는 16일 "에너지 절약 주체간 비교와 경쟁이 쉽도록 대학은 대학끼리, 호텔은 호텔끼리 각 그룹별로 내부 경쟁을 시켜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에코마일리지 사업이 전기와 수도, 도시가스까지 합친 반면 이번 겨울철 경쟁 프로그램은 오로지 전기를 얼마나 아끼는지만 보겠다"고 말했다. 시는 대규모 점포와 호텔, 대학교 같은 에너지 다소비 건물 224개소를 우선 선정했다. 2010~2011년 2년에 걸친 겨울철 평균 전기사용량을 계산한 다음 이번 겨울에 이보다 10%이상 줄인 건물 중 9곳에 500만~3,000만원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각 가정의 경우 2011년 겨울철 전기사용량을 기준 삼아 절약을 잘한 300가구를 뽑아 30만원씩 준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문을 연 '동절기에너지절약 대작전(cafe.naver.com/lovemake2012)'카페 등에서 이번 주 신청 접수를 받아 내년 2월까지 절약 실천 결과에 따라 내년 4~5월 중 시상이 진행된다. 각 가정이 절전왕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펼쳐야 할까. 정부가 배포한 가정용 절전 방법에 따르면 전기장판이나 전기온풍기 등 전기 난방기기 사용을 자제하고 TV나 컴퓨터 등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뽑아놔야 한다. 실내온도는 겨울철 건강온도인 18~20도를 유지하되 내복을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사용하지 않는 곳의 불은 반드시 꺼야 한다. 이밖에 ▦전력피크시간대(10~12시, 17~19시) 사용 자제 ▦전기밥솥 대신 압력솥 사용 ▦청소기ㆍ난방기 한단계 낮게 조절 ▦1등급 가전제품ㆍ고효율조명 사용 등도 전기를 아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