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에는 자산운용을 어떻게 해야 것인가. 부동산시장이 거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주식시장은 조정국면에 들어가고 시중금리마저 오름세를 보이면서 마땅한 투자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팀장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보수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되 기존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성급하게 바꾸기보다는 시장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할 것을 권했다. 당장은 수익을 내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길게 보며 투자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하라는 지적이다. 조우석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콜금리는 향후 6개월 동안 0.25%포인트, 1년 이내 0.5%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금리 상승기에는 예금은 변동금리로, 대출은 고정금리로 바꾸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금리 상승폭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현재 1개월 회전식예금(변동금리)과 1년식 정기예금(고정금리)의 금리 차이가 0.7%포인트 정도이므로 아직까지는 정기예금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출도 주택담보대출금리 기준으로 볼 때 아직 고정금리가 1.5%포인트 정도 높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변동금리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은정 신한은행 PB지원실 팀장도 “아직까지는 특판예금의 금리 경쟁력이 변동예금 상품보다 높다”며 “한 상품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분산 예치 및 투자를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한 포트폴리오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 투체어스 PB팀장은 “요즘같이 투자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 때는 자신 있게 추천할 상품이 없다”며 “지금은 수익률의 관점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시하며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일반고객의 경우 기본적인 대출상환 계획을 세워놓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유동성 문제가 부각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 팀장은 “금리가 높아지면서 대출을 받아 투자를 한 경우는 웬만해선 역마진이 난다”며 “일반인들은 대출 상환부터 빨리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는 만큼 부동산 펀드, 선박 펀드 등 실물자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들 상품은 원금손실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연 6~7% 정도의 수익이 가능한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PB팀장들은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이고 있음에도 주식형 펀드 상품이 여전히 유망하다고 밝혔다.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기존 주식관련 상품의 포트폴리오는 그대로 가져가고 특판예금 등 정기예금의 비중을 일부 높이는 것으로 고려해볼 만하다”며 “주식시장의 중장기 펀더멘털이 튼튼하기 때문에 지금이 투자를 늘릴 타이밍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의 조정폭이 컸던 만큼 적절한 분산투자를 통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조 팀장도 “과거에는 채권이나 부동산의 수익률이 주식을 월등하게 앞섰다”며 “하지만 지난 2004년 이후로는 주식의 수익률이 이들 상품을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부동산이나 4~5%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 상품보다는 주식형 상품에 관심을 두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