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Who] 허원준 한화석유화학 사장

"수兆원 중동 프로젝트 연내 결실"

■약력 ▦46년 경남 고성 출생 ▦68년 연세대 화공과 졸업 ▦82년 한화그룹 종합연구소 연구실장 ▦92년 한화석화 기술기획실장 ▦2001년 한화석화 기획ㆍ기술ㆍ정보부문 총괄 ▦2007년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장

[News Who] 허원준 한화석유화학 사장 "수兆원 중동 사업 연내 결실 노력""원재료 값 싼 중동에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한국 뛰어난 기술력 접목땐 고속성장 가능" 中에도 공장신설 추진 글로벌 역량 강화나서 맹준호기자 next@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약력 ▦46년 경남 고성 출생 ▦68년 연세대 화공과 졸업 ▦82년 한화그룹 종합연구소 연구실장 ▦92년 한화석화 기술기획실장 ▦2001년 한화석화 기획ㆍ기술ㆍ정보부문 총괄 ▦2007년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장 "아이고, 그 얘긴 꺼내지도 말아요." 허원준(61ㆍ사진) 한화석유화학 사장은 중동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묻자 손사래부터 쳤다.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어서 선뜻 언급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허 사장은 지난 7월에도 한화석화가 중동 지역 국가에 수조원을 들여 합작 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라는 언론 보도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국내 언론에서 협상 파트너의 이름 뿐만 아니라 국적과 투자 규모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내용들이 거론돼 자칫 '비밀준수협약'을 어긴 것으로 오해를 받을 만한 상황이었다. 한화석유화학은 이후 중동 진출 건의 진행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상당히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석화의 중동진출 건은 국내외 석유화학 업계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다. 허 사장은 우선 "중동 지역에 석유화학 생산 기지를 마련하려는 계획은 올 초부터 김승연 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한 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직은 자세한 것은 밝힐 수 없고 수조원을 투자해 중동에 합작 법인을 설립, 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하려는 계획이 있다는 것만 얘기하겠다"면서도 "계약을 올해 안에 성사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며 짐짓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해외 생산거점 확보를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원재료가 싼 중동으로 가느냐, 시장수요가 있는 중국으로 가느냐'다. 허 사장에게 "왜 중동을 선택했냐"고 묻자 그는 주저 없이 접견실 한쪽 벽에 달려있는 화이트보드 앞으로 걸음을 옮겨 펜을 들고 복잡한 그래프부터 그렸다. "석유화학은 설비가 크고 신형일수록 원가 경쟁력이 있어요. 원재료까지 값싸게 구할 수 있으면 더 좋지요. 중동에 대형 신규 설비를 짓고 값싼 원재료를 이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뒤 한국의 뛰어난 기술력을 접목시키면 크나큰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한화석화는 장기적으로는 중동 외에 중국에도 생산기지를 마련, 글로벌 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허 사장은 "세계 경기가 좋은 지금은 인수합병(M&A) 가격이 높아서 M&A보다는 공장 신설이 더 유리한 편"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 좋은 M&A 기회가 오면 과감히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 사장은 인터뷰 중 그래프까지 그려가며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 그가 공학도 출신의 최고경영자임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허 사장은 연세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한화석화에 입사해 공장에서 11년, 연구소에서 8년을 근무한 뒤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올랐다. 업계에서는 '테크노 CEO'로 통한다. 실제 허 사장은 지난 2005년 과학기술부로부터 '테크노 CEO상'을 받기도 했으며 늘 기술을 강조하는 경영 스타일로 유명하다. 기술을 중시하는 허 사장이 9년 전 독일에서 옥소 알코올 기술을 들여온 일화는 유명하다. "독일 획스트(Hoechst) 관계자를 설득하느라 하루 종일 통화를 하다 보니 그쪽이 퇴근 시간이 된 겁니다. 서울은 몇 시냐고 묻기에 새벽 1시30분이라고 말했죠. 독일 담당자가 결국 '내가 이혼을 당하더라도 주말을 포기할 테니 독일로 당장 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기술을 받아오는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옥소 알코올 사업은 한화석화의 알짜배기 부문으로 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허 사장은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하며 "고부가 제품인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울산 공장은 지금 (불이) 꺼져 있어야 한다. 공장 운영에서 최소 비용을 추구하는 것도 앞선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올해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한화석화 뿐만 아니라 업계의 발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허 사장은 "석유화학이 일반적으로 공해산업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지만 인류의 기초소재를 자연물로 대체하자면 지구 7개가 필요하다"면서 "석화 산업이 인류 행복에 공헌하는 바에 대해서도 집중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 사장은 스포츠맨이다. 축구ㆍ배구ㆍ농구ㆍ골프ㆍ등산 다 좋아한다. 등산과 골프 등 운동으로 주말을 보내고 한 달에 한 번은 아내와 함께 관광버스를 타고 당일 코스 국내 여행을 즐긴다. 허 사장은 "집무실에도 아령이 있다"며 "결제 받으러 들어온 직원에게도 30개씩 하고 나가라고 권한다"고 웃었다. 입력시간 : 2007/10/3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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