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무분규 임단협’ 추진

노조측, 신뢰성 회복 위해…실현여부 관심

채용비리 수사로 노조 정체성에 큰 타격을 입은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상에서 임단협 사상 첫 ‘무분규 타결’을 추진하고 나섰다. 현대차 노조의 이번 무분규 추진은 비록 사측과의 일정한 협상조건을 담보하고 있지만 현 노조 집행부가 추락한 노조 신뢰성 회복을 위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상욱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등 집행부측은 23일 최근의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일부 노조 간부들의 도덕적 해이로 비롯된 채용비리 사건으로 노동계의 신뢰를 잃게 된 점을 깊이 반성하며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 등은 특히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조 내에 ‘노동조합 혁신위원회’를 설치, 본격적인 노조 개혁작업에 나서는 한편 노조개혁의 첫걸음으로 올 임단협은 가능한 한 사상 첫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내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올 임단협에는 노조 요구안 항목이 예년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한데다 사측도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을 경우 올해는 첫 무분규 타결 기록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다음주 중으로 평조합원과 노조집행부가 6대4로 참여하는 10인 규모의 혁신위 설치작업에 나서는 한편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혁신위에 시민단체도 포함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노조의 이번 혁신위는 ▦윤리강령 제정 ▦도덕적 해이 방지대책 마련 ▦평조합원의 간부 견제기능 강화 등의 내용을 마련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와 함께 이번 임단협에서 사측과 공동 운영하는 ‘채용제도 개선위원회’ 구성을 주요 안건으로 제안, 채용비리 재발을 원천적으로 없애나갈 방침이다. 현대차 노조의 혁신위는 그러나 올 초 광주 기아차 채용비리 사건 이후 발표됐던 ‘기아차 혁신위’의 내용들과 거의 유사한데다 최근 기아차 노조가 혁신위 합의를 파기한 바 있어 면피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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