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G20, 기업이 국격을 높인다] "한국 기업과 손잡고 싶어요"

각국 제휴 러브콜 잇따라…높아진 위상

지난 11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3층 코스모스홀. 서울 주요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의 메인 행사인 라운드테이블 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외국 국가원수들의 입에서 '원더풀'이 잇달아 터져나왔다. CEO들은 자신의 캐리커처가 깔려 있는 삼성전자의 태블릿 PC '갤럭시탭'을 선물 받고는 IT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실감하는 표정이었다. 한국 기업의 저력은 G20 서울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을 찾은 국가 정상들과 글로벌 CEO, 수행원들은 IT를 비롯한 한국기업의 앞선 기술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외국 기업인들은 한국 기업과의 비즈니스 미팅을 하느라 비즈니스 서밋 행사가 끝난 뒤에 더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 정상들은 한국기업들을 초청해 투자설명회를 열며 연신 러브콜을 보냈다. 비즈니스 서밋과 G20 정상회의 기간 글로벌 CEO와 외국 정상들은 공식ㆍ비공식 미팅을 합쳐 한국 기업들과 200회 이상의 비즈니스 협상을 벌였다. 한국 기업들이 앞선 기술력과 불굴의 투지, 짜임새 있는 경영능력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해가고 있기에 가능한 풍경이었다. 특히 한국의 경제성장과 한국 기업의 성공스토리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개발도상국 정상들은 더욱 적극적이었다. ◇"한국 기업과 손잡고 싶다"=12일 비즈니스 서밋의 비공식 일정인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이 진행된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 클럽 라운지 미팅룸은 글로벌 CEO들과 한국 기업 대표들의 사업 논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일부 기업들은 호텔 객실을 따로 예약해 개별 비즈니스 미팅을 할 정도였다. 대규모 투자유치에 나선 딩라탕 페트로베트남 회장은 "100여개 한국 기업과 면담을 가졌다"며 "한국 기업과 손잡고 일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도의 크리스 고팔라크리슈난 인포시스 회장 역시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 대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기업 간의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대부분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기업과 만나고 싶다는 요청으로 이뤄졌다. 한껏 높아진 한국 기업들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풍경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잇따라=가시적인 성과도 줄을 이었다. SK그룹과 신한은행ㆍKOTRA 등은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공사 페트로베트남과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ㆍLG상사도 러시아 현지 기업과 자원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차동차는 보쉬와 친환경차 개발협력과 수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협력 방안을 마련했다. KT와 차이나모바일은 전략적 협력을 위한 협정(SCFA)을 맺었다. 이처럼 비즈니스 서밋이 규모와 성과 면에서 빛을 발하자 비즈니스 서밋 정례화에 대한 논의도 힘을 받았다. 11일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폐막 기자회견에 참석한 12개 주제 11명의 컨비너(회의 주재자)들은 비즈니스 서밋이 정례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앞서 클라우스 슈와프 세계경제포럼 회장도 개막총회에서 "이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도록 기업인들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 서밋 공동 성명 역시 "G20 정상들이 서울 비즈니스 서밋 및 그 틀을 더욱 발전시켜줄 것을 고대한다"고 못박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