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국제사회로부터 인권침해 지적을 받아 온 무인기 폭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국방대학에서 안보정책 연설을 통해 “지난 4년간 알 카에다 핵심 조직을 상대로 이뤄낸 진전 덕분에 무인 폭격의 필요성은 줄어들었다”면서 무인기 이용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무인기 폭격에 의한 사망자의 수와 관련해서 미국 정부와 비정부기구(NGO)의 주장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유족들에게 유감을 표시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생포가 불가능하고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 ▦미국 시민에 대한 지속적이고 임박한 위협이 있으며 법적 근거가 있는 경우 ▦목표물이 확인되고 민간인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경우 등에만 무인기 폭격을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수용소 폐쇄를 시도했으나 의회가 이를 막았다”며 “오늘 의회에 관타나모 수용소의 수감자 이송에 관한 제한을 철회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타나모 수용소는 절대 만들어져서는 안될 시설이었다면서 의회가 폐쇄를 막는 것은 정치적인 목적 외에는 정당화할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반전단체 여성 회원의 항의시위로 3차례나 중단됐다. 반전단체 ‘코드핑크’의 한 회원은 이날 관타나모 수용소의 수감자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하며 소리를 질렀고,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을 계속 하게 해달라”면서도 “이 여성의 주장은 들어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