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의 '깜짝 금리인하'로 건설·증권·정보기술(IT)·은행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은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 주택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고 증권업은 증권사들이 투자한 채권의 평가이익이 높아져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IT업종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강화가 예상된다. 은행업의 경우 전형적인 금리상승 수혜 업종이지만 기준금리가 더 이상 내려가기 힘들다고 본다면 미래에 금리가 올라갈 때 수혜를 입을 수 있어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건설업종지수는 전날 대비 0.71% 오른 141.33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종은 0.71% 상승한 1933.26포인트, 은행업종은 3.43% 오른 227.90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건설·증권·은행업종지수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급등했지만 장 후반 선물·옵션 만기로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 매도물량을 쏟아내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선물·옵션 만기에 따른 지수하락 요소를 제거하면 사실상 큰 폭으로 오를 수 있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시장전략팀장은 "사상 최저치인 1% 금리시대를 맞았지만 이날 공교롭게 선물·옵션 만기일이 겹치면서 증시에 긍정적 효과가 크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선물·옵션 만기일이라는 악재는 이날을 끝으로 사라졌고 앞으로는 금리인하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 팀장은 이어 "부정적 영향이 걷힌 국내 증시에서는 앞으로 금리인상 수혜주 중심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들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수혜주로 건설·증권·IT·은행업종을 꼽고 있다. 건설업과 증권업은 금리인하를 통한 내수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실제 이날 키움증권은 전날 대비 4.25% 올랐고 한양증권·신영증권 등도 2%대 상승했다. 건설주인 현대산업과 대림산업, 대우건설도 1~3% 오름세를 보였다.
IT업종을 비롯한 대형 수출주들도 비록 이날은 선물·옵션 만기일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수혜주로 꼽힌다.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이 기대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엔저 상황 속에서 이렇다 할 대응책을 찾지 못해 경쟁 일본 기업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던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인하 단행 후 2개월 사이 원·달러 환율이 4.4~6.6% 상승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0.25%포인트 금리인하로 30원가량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며 "평균 환율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경쟁력 상승으로 주요 수출주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IT업종의 수혜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다만 자동차주는 유로화 약세와 루블화 약세 등이 겹쳐져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일부 상쇄될 가능성이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표적인 금리인상 수혜주인 은행업종도 오히려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악재가 되는 금리인하 불확실성이 사라진데다 앞으로 기준금리를 더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지금까지 은행업종은 금리인하로 인한 부정적 영향으로 주가가 빠졌지만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없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미국 금리인상도 남아 있어 장기적으로 건설·증권보다는 은행주를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