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글로벌 경영 차질 예상

현대차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확대 급진전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향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경영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까지 해외공장 신.증설 등을 통해 해외생산 비중을 50%까지 높이고 해외 판매도 꾸준히 확대해간다는 계획이지만 검찰의 이번 수사 결과에따라서는 대외 신용등급 하락이나 이미지 추락 등으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 현대.기아차 글로벌 경영 계획 = 6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해외생산 비중을 2009년까지 50%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해외생산은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 106만7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비중은 전체 생산의 25% 안팎에 불과하다. 이는 작년에 GM과 도요타가 각각 총 생산물량의 46.7%와 37.3%를 해외에서 생산하고, 폴크스바겐과 혼다 등은 해외생산 비중이 60%를 상회하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해외공장 생산능력은 92만대였다. 현대차는 지난해말 현재 1997년 가동을 시작한 인도공장에 연산 28만대, 1999년설립한 터키공장에 6만대, 2002년 생산에 들어간 중국 베이징현대에 30만대, 지난해준공한 미국 앨라배마공장에 15만대 등 모두 79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아차는 중국에 연산 13만대 규모의 현지 생산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를 가동하고 있다. 올해에는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의 생산능력이 2배, 인도공장은 2만대 각각 늘어나고 기아차의 슬로바키아공장(30만대)이 준공돼 현대차그룹의 해외 생산능력은 139만대로 확대된다. 현대.기아차는 이어 내년에는 베이징현대와 인도공장의 생산능력을 각각 올해보다 두배로, 기아차의 중국공장은 30만대 늘리면서 해외 생산능력을 229만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또 기아차의 조지아주 공장과 현대차의 체코공장(각30만대) 건립을 추진, 2009년에는 해외 생산능력을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 검찰 수사 결과따라 차질 불가피 = 현대.기아차는 그러나 이번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이같은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확대.급진전되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나 그룹 차원의 투자 계획 등이 위축될 수 밖에 없는 데다 신인도나 이미지 하락으로 자금 조달이나 인.허가에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판매 신장세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기아차는 오는 26일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지아공장 착공식을 열 예정이었지만 결국 5일 연기했다. 또 현대차는 정 회장과 현지 고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달 18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현대차 제2공장을, 내달 17일에는 체코에서 노세비체 공장 신설 기공식을 각각 가질 예정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착공식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또 이들 공장 건립에 내부 자금과 함께 현지 금융 차입 등을 통해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수사로 차질이 불가피하다. 즉 기아차의 경우 조지아공장 건설때 내부 자금과 함께 현지 금융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수사로 인해 향후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차입이 지연되거나 계획대로 차입하더라도 평소보다 높은 이율을 지불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또 현대.기아차에 대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게 불가피해 일정대로 차입을 받더라도 이율이 평소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정 회장의 결정에 맡겨온 터여서 수사 대상이 최고위층까지 겨냥될 경우 경영 공백이나 투자 위축 등으로 이들주요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현지 판매도 이번 수사에 따른 이미지 추락 등에 따라 차질이 우려된다. 실제 미쓰비시의 경우 2000년 6월 리콜.클레임 사실을 운수성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내부고발 이후 이듬해 4월 이 회사의 전 부사장 등이 리콜정보 은폐혐의로 기소된 다음 미국 판매대수가 2002년 34만5천111대에서 2003년 25만6천810대, 2004년16만1천609대, 지난해 12만3천995대 등으로 급격히 감소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대로라면 회사의 글로벌 경영에 상당한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당초 밝혔던 예상 목표 달성을 위해 전체 직원들이 업무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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