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輸血 에이즈감염’ 2명 발생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을 수혈받은 2명이 에이즈에 감염되는 사고가 8년만에 발생, 혈액관리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보건복지부와 국립보건원은 지난해 5월 뇌수술을 받으면서 수혈을 받은 A모양(10대)이 그해 12월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감염자 B모씨의 혈액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보건원은 B모씨의 혈액을 수혈받은 70대 남성 C모씨도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90대 남성 D모씨는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B모씨는 동성애 경력이 있는 20대 후반 남성으로 헌혈 당시 실시한 에이즈 항원ㆍ항체 효소면역검사에선 음성(비감염) 판정을 받았다. 보건원은 이와 관련, “항원ㆍ항체 효소면역검사로는 에이즈 감염 초기인 경우 바이러스가 존재하더라도 음성으로 판정된다”며 “B씨의 경우도 헌혈 당시 감염 초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효소면역검사법에 의한 항체검사는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3~4주 후, 항원검사는 감염 2~3주 후부터 에이즈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복지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효소면역검사법의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잠복기 문제 해결을 위해 미사용 혈장과 헌혈액 일부를 보관할 수 있는 시설 마련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1~2주 후부터 에이즈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핵산증폭검사(NAT)장비 도입 예산을 요구했으나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국내에서 수혈로 인한 에이즈 감염은 지난 95년까지 10건이 있었으나 그 후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외국의 경우 2001년까지 미국에서 9,352명, 영국 347명, 일본 110명이 수혈로 감염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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