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증권 및 투신업계에 따르면 투자신탁의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액은 지난 14일 현재 37조793억원으로 6월 말의 30조7,440억원에 비해 보름이 채 되지 않은 사이 무려 6조3,353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이달들어 하루에 4,873억원씩 늘어난 셈이다. 특히 지수가 80포인트나 급락하며 950선까지 밀렸던 지난 12~14일에도 1조4,400억원이나 증가했다.또 일반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고객예탁금 역시 11조원을 넘어서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이달들어 3조5,000억원 가까이 늘며 15일 현재 11조5,332억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하루 동안 9,004억원이나 증가하는 등 주가가 급락했던 12~14일에도 1조4,158억원이 증가,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고객예탁금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자금 신규유입과 함께 차익실현을 위해 주식을 처분한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증시를 떠나지 않고 재매수 시점을 노려 대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최근에는 만기가 돌아온 공사채형 자금이 주식형으로 일부 전환되는 등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 속도가 더욱 빨라져 지수조정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대세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이승용(李承蓉) 동원경제연구소 동향분석실장은 『내년 7월 실시되는 시가평가제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이달부터 만기 도래하는 공사채형 자금 중 상당부분이 주식형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7월 이후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1년 이상 장기공사채 약 30조원 중 3분의1만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더라도 추가로 10조원의 주식수요 기반이 확충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107조6,298억원 수준이던 장기공사채형 수탁액은 7월들어 14일까지 2조8,198억원이나 감소했다.
이렇게 조정·상승기 구별없이 시중자금이 대거 증시로 들어오자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과거처럼 불안해하며 무차별적으로 투매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투신들이 조만간 다시 사자에 나서고 곧바로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주식시장의 수요기반이 투자심리를 완전히 돌려놓을 만큼 탄탄해졌다는 얘기다.
이재현(李在鉉)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간접투자는 물론 직접투자 자금도 지칠 줄 모르고 유입돼 투자자들이 추가상승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따라서 일시 조정국면이 올 수는 있지만 워낙 수요자금이 든든하고 투자심리도 충만해 있는 만큼 견조한 상승흐름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석훈기자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