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원구(78) 북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의장 겸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범민련북측본부 부의장은 지난 13일 오후 평양 양각도 국제호텔에서 열린 ‘2005 남북여성통일행사’ 남측 답례연회에서 남북 여성을 한자리에서 만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친형제 같고 통일의 광장에서 만난 기분”이라며 “빨리 통일이 돼 춤췄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 의장은 몽양 여운형의 자녀 중 유일하게 생존한 친딸로, 고령이어서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날 인터뷰에선 짧은 시간 기자들의 질문에 막힘이 없이 대답했다. 여 의장은 이어 “조국 통일을 위해 여성이 전진해야 한다”며 “여성의 임무가 크다”고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촌조카 등 남측에 있는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빨리 통일을 위해 노력해달라”며 “남북의 발걸음을 맞추고 씩씩하게 나가야 하며 통일이 될 때까지 살자”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일을 잘못해서 아직 통일이 안됐다”고도 했다. 여 의장은 기자들에게 “일제가 우리나라를 침략한 것은 강제결혼과 같고 일제에 대한 조선사람들의 투쟁은 반항적 투쟁인데, 미제에 대한 민족의 투쟁은 자주성의 투쟁”이라며 북측 입장을 강조한 뒤 “특히 여성들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태어난 여 의장은 1946년부터 8년간 모스크바에서 유학한 뒤 1954년부터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원을 역임했으며 1991년부터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했다. 1998년부터 생전의 언니 여연구(1996년 사망)가 가졌던 현재의 직책을 이어가고 있다. 몽양은 그동안 좌파 또는 사회주의 계열이라는 이유로 독립유공자 서훈대상에서 제외돼오다 지난 3월 남한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2등급인 대통령장이 추서됐으나 친딸인 여 의장은 이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