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진출 건설업계 "수주포기 어렵다"
사우디등 철수보류속 사태예의 주시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를 납치한 이라크 무장단체가 통보한 24시간이 지나면서 건설업계의 긴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각 건설업체들은 상황이 악화될 경우 철수를 고려하고 있지만 해외 건설수주, 특히 중동 지역의 수주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현지 시장 진출을 아예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 해외사업본부의 한진우 부장은 "현지인과 결혼해 부득이하게 남아 있는 이영철 바그다드 사업 소장을 제외하면 모든 직원이 현지에서 철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안전 문제는 없다"면서 "이번 피랍 사태를 계기로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 참여에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하겠지만 중동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지기 때문에 현지 시장 진출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우건설 해외사업본부의 조재덕 부장은 "이라크 근접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리아드 지역 변전소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여서 직원 1명을 남겨놓은 상태"라며 "그러나 사업이 끝나면 남은 한명도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부장은 "현재로서는 추가 공사가 없어 사태 추이만 지켜보고 있는 상태"라면서 "그러나 중동 지역의 발주를 위해 앞으로도 직원을 상주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림산업은 현재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직원에 대해 위험 상황에 대처하라는 지시를 내린 상태다. 대림산업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지점장 1명을 비롯해 이란ㆍ쿠웨이트 등 4개 현장에 60명의 직원이 나가 있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22일 '중동진출 해외건설업체 안전점검회의'를 열고 해당업체에 안전대책을 특별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ㆍ삼성물산ㆍSK건설ㆍLG건설ㆍ대림산업ㆍ경남기업ㆍ삼환기업 등이 참석했으며 건교부는 비상연락체계 가동, 현지공관 및 발주처 등과의 협조체계 강화, 불필요한 외출ㆍ출장자제, 비상대피체계 확보 등을 주문했다. 건교부는 특히 해외건설업체의 안전을 위해 이라크 등 고위험국에 진출할 때는 경호대책과 안전지역 내 사무실 확보 등의 안전대책을 정부와 미리 협의할 것을 당부했다.
정구영 기자 gychung@sed.co.kr
입력시간 : 2004-06-22 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