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편집숍… 멋을 아는 꽃남들이 모여든다

라이프스타일숍 새 트렌드 부상… 코오롱 에피그램 '올모스트 홈'
의·식·주 체험형 공간으로 꾸며 개성 넘치는 글로벌 브랜드 선봬
'루이스클럽' 유러피언 바버숍 운영… '라움맨' 위트·시크한 패션 한곳에
'멘즈퍼니싱' 셔츠 편집숍 차별화

창덕궁 옆 돌담길에 코오롱FnC 시리즈의 세컨드 브랜드 ''에피그램''이 최근 오픈한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올모스트 홈''. 총 3개층 건물에 침실, 거실, 주방, 욕실, 정원을 구성해 마치 싱글 남성이 실제로 집을 꾸민 듯 구현한 팝업스토어다. 패션부터 가구, 소품, 주방용품, 유기농 식품까지 희귀한 브랜드의 아이템들을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다. /사진제공=시리즈


올모스트 홈 전경

신세계 본점 남성셔츠 편집숍 ''멘즈퍼니싱''

루이까또즈 ''루이스클럽''

창덕궁 돌담길 옆 3층짜리 흙돌집. 1층의 문을 열면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채워진 남성 1인이 사는 다이닝 룸이 펼쳐진다. 직접 재배한 농작물로 젊은 도시인의 건강과 입맛을 사로잡은 국내 유기농 브랜드 '인시즌' '반테이블' 등 깨끗한 먹거리들이 입맛을 돋운다. 레몬청, 식초, 오일 등 요리에 필요한 각종 조미료들도 모여 있다. 1인 가구 집이다 보니 식기도 죄다 1인 식기다. 요즘 싱글 남성들이 설거지 시간을 줄이기 위해 선호한다는 심플한 식판도 보인다. 나무로 만든 1인 식탁은 다른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조남용 디자이너의 '굿핸드굿마인드' 제품이다.

2층에 오르니 쾌적한 거실 겸 작업실이 나타났다. 덴마크에서 수입한 문구류 '노매스 코펜하겐'의 펜, 노트, 포스트잇, 자, 스탬플러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굿핸드굿마인드 핸드메이드 소파와 흘러 나오는 재즈 선율에 오감을 맡기니 북적대는 바깥 세상과 잠시라도 단절된 느낌이다. 테라스 작은 정원에는 생화 및 드라이플라워 브랜드 '아그네'의 허브 식물 화분이 늘어서 있고, 한켠에는 주인이 입은 옷을 재활용해 제작한 애완견 옷(페넥트 라인)들이 전시돼 있다.

3층은 안락한 침실. 라벤더 향초의 향내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셉템버룸'의 베개, 이불 등 심플하고 세련된 순면 베딩 제품과 '래;코드'의 데님 슬리퍼 아이템 하나만으로도 스타일리시한 도시 남성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이 곳은 싱글 남성의 집을 콘셉트로 남성 캐주얼 브랜드 시리즈(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의 세컨 브랜드 '에피그램'이 오는 7월 말까지 운영하는 팝업 스토어 '올모스트 홈(Almost Home)'이다. 총 3개층 건물에 침실, 거실, 주방, 욕실, 정원을 구성해 마치 싱글 남성이 실제로 집을 꾸민 듯 세련되게 표현했다. 의·식·주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른 곳에서 찾기 어려운 개성 넘치는 브랜드를 구비했다.

송경호 시리즈 기획팀 대리는 "고객들이 큐레이팅 된 희귀 브랜드 관람에 쏠쏠한 재미를 느낀다"며 "남성들이 자연스럽게 제품을 체험하면서 구매와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과 관련한 모든 것이 있는 곳,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다. 이제 여성 못지 않은, 어쩌면 여성을 능가하는 구매력으로 패션업계 큰 손으로 떠오른 남성이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숍이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과거 일반적인 남성들은 한 브랜드에서 모든 것을 구매하는 '퀵 쇼핑'을 선호했다면 최근 자신을 꾸미는데 적극적이고 취향과 개성이 다양해진 남성들은 한 곳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아이템을 쇼핑하려는 성향이 짙어졌다. 더욱이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나를 꾸미는 것을 넘어 자신이 사는 공간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면서 자연스럽게 라이프스타일 아이템들이 부각되는 추세다.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직장인 조모(34)씨는 "요리에 취미를 붙이면서 예쁜 그릇에 음식을 담고 싶어 라이프스타일숍을 많이 찾는다"며 "전에는 여자 친구 선물용으로 샀지만 지금은 나를 위해 산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 남성 편집숍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올모스트 홈'처럼 패션 중심에서 생활, 잡화 등의 라이프스타일을 모두 반영하는 콘셉트로 바뀌면서 일본, 유럽 등 선진국 경우처럼 다양한 콘셉트와 형태의 편집 매장이 생겨날 전망이다. 한경애 시리즈 총괄 상무는 "에피그램의 '올모스트 홈'은 최근 트렌드인 라이프스타일숍의 개념을 넘어 편집과 큐레이팅의 결과를 담아낸 공간"이라며 "자연스럽게 편집숍들 조차 체험형, 입체적 매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루이까또즈가 운영 중인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루이스클럽'에는 클래식 콘셉트 바버숍 '밤므(BOMBMME)'가 들어섰다. 루이스클럽은 의상부터 액세서리, 소품, 헤어까지 남성 스타일링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 서비스를 선보인다. 쇼핑을 도와주는 직원들의 조언에 따라 자신의 의상에 맞는 가방과 팔찌를 매칭하고 이에 맞는 슈즈를 고르며 전체적인 콘셉트와 어울리는 헤어 스타일까지 연출할 수 있는 남성들의 놀이터인 셈이다. 김만열 루이스클럽 총괄 이사는 "유러피안 스타일 바, 바버숍 운영 외에 남성의 로망과 취향을 반영한 다채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LF도 전국 4개점에 30대부터 50대 남성들을 위한 트렌디한 쇼핑 공간인 '라움맨'을 운영 중이다. 루이스클럽처럼 패션과 관련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어반 컨템포러리를 메인 콘셉트로 다른 편집숍에서 없는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해 위트있으면서 도시적이고 시크한 패션으로 차별화한 것이 특징. '조셉' '까르벵' '빈스'의 남성 라인을 비롯해 디자이너 브랜드 'N.21' 'E.TAUTZ'와 모던 컨템포러리 브랜드 'YMC' 'ADD' '폴앤조' 'Uniforms for the Dedicated'까지 핫한 브랜드를 모두 모아놨다. 또 세미 클래식 스타일의 '매킨토시 레인코트'와 고급스러운 베이직 스타일의 '썬스펠' 같은 제품도 만나 볼 수 있다.

남성전문관을 운영 중인 신세계 본점의 '멘즈퍼니싱'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맞춤 셔츠와 국내 디자이너들의 컨템포러리 제품을 한 데 모은 백화점 업계 최초의 셔츠 편집숍이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브랜드는 최고급 럭셔리 남성 정장 브랜드 브리오니의 MD 출신 안은진 대표의 '스테디스테이트'다. 브리오니의 혈통을 닮아 전통을 고수하며 세련된 감각을 즐기는 40대를 주타깃으로 단추, 재봉실 컬러, 소재, 패턴, 원하는 문구 이니셜, 몸통과 소매를 연결하는 암홀 등 20여 가지 옵션 선택이 가능하다. 컨템포러리 셔츠 편집숍에는 기존 드레스 셔츠 중심에서 컨템포러리 셔츠와 수제 셔츠 라인을 강화해 한층 다양한 감성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의 '셔츠숍'이나 롯데백화점의 남성 고급 '취미숍'처럼 체험을 키워드로 한 남성 편집숍도 갈수록 세분화될 것"이라며 "결혼을 미루거나 독신을 고집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자기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는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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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모스트 홈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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