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20나노급 D램 개발 및 양산체제에 들어감으로써 반도체 기술경쟁에서 또 한번 앞서가게 됐다. 20나노급 D램 생산이 본격화될 경우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개선은 물론 현재 41%에 달하는 시장점유율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개발한 20나노 D램이 반도체 가격 폭락에 따른 불황을 조기에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반도체 산업은 말 그대로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 22일 "앞으로 거세질 반도체업계발 태풍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대만 등 3국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반도체 가격 폭락으로 생산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
이 같은 전환기적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면 기술력을 통해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경쟁업체와의 기술격차를 1년 이상 벌린 것으로 평가되는 20나노급 D램 개발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D램을 중심으로 하는 메모리반도체를 뛰어넘어 부가가치가 높은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쟁력을 하루빨리 확보해야 한다. 미세공정 기술이 한계에 달하고 10나노급 제품개발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메모리반도체의 집적도 경쟁이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반도체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메모리반도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주요 경쟁상대인 일본ㆍ대만은 물론 최근 반도체 산업에 뛰어든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인 차세대 반도체의 원천기술과 양산능력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 등의 대중화로 시장규모와 부가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를 비롯한 비메모리 분야의 기술력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원천기술 확보 차원에서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 및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주력산업인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도약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강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