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효녀골퍼’ 김소희(24ㆍ빈폴골프)가 필드에서 격려해주던 아버지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폐암 투병 중에도 경기장과 연습장을 따라다니며 딸을 북돋워주던 아버지 김주영씨가 31일 53세로 세상을 떠났다. 국가대표 출신의 김소희는 프로 입문 첫 해이던 지난 2004년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거둔 뒤 가누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나온 아버지와 포옹하며 눈물을 쏟았다. 2003년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서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아버지의 정성과 밤 늦도록 아버지의 아픈 팔다리를 주무르며 간병한 딸의 효심은 주위를 감동시켰다. 그러나 우승 이후 김소희는 아버지의 병세처럼 성적이 뒷걸음을 했다. 좋은 소식으로 힘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앞섰지만 지난해 한국여자오픈 5위를 빼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돌아가시기 전 한번 더 우승 재킷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소희는 “올해는 아빠가 골프장을 찾지 못했고 성적이 좋지 않아 화면에도 잘 안 잡혔는데 이제 경기 모습을 하늘에서 편하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빈소는 수원 한독병원 발인은 2일 오전. (031)235-5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