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메인프레스센터(MPC)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수백명의 취재진이 운집해 있다. 취재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넷 환경. 국제대회의 경우 통상 300~500달러의 통신비용을 지불해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대구의 경우 ‘공짜’다. 속도도 빠르다. 대회의 모든 기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들도 터치 스크린 방식이다. 대회 관계자는 “IT 강국 이미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하지만 취재진들에게 인터넷 환경보다 더 절실한 것은 음식과 이동이다. 대구스타디움 주변에서 제대로 된 한끼를 해결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대회에 맞춰 문을 열 계획이던 대형마트와 패스트푸드 전문점은 차질이 빚어져 개점을 미뤘고 경기장 주변은 상권이 전혀 형성되지 않았다. 취재진의 경우 미디어 식당을 이용할 수 있지만 부실한 메뉴의 한끼 가격은 1만3,000원이다. 그리스에서 온 ‘어슬레틱 먼슬리’의 안젤로스 지마라스 기자는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없다. 간단한 군것질거리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것질거리는 스타디움 주변을 둘러싼 간이 음식점에서 구할 수 있지만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경기장과 숙소간 이동의 불편은 최악 수준이다. 대회 수송팀 관계자는 “무료 셔틀버스를 65개 노선으로 운행할 계획이었는데 1ㆍ2일차에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려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는 경기일정에 따라 하루 종일 운행하는 노선과 잠깐만 도는 노선 등 탄력적으로 운행 중”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기존의 안내책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관람객들은 엉뚱한 곳에서 수십 분씩 기다리기도 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뉴스에이전시’의 안드레이 시모넨코 기자는 “동대구역 근처에 숙소를 잡았는데 셔틀버스 정류장까지 10분이나 걸어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밖에 여자 마라톤 선수들이 달려야 할 도로를 주차된 버스가 가로막았는가 하면 빈 관중석을 감추기 위해 홍보용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어이 없는 운영 미숙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