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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햇반, 다시다, 설탕, 스팸 등 국내시장 점유율 1위 품목만 20개를 훌쩍 넘는다. 핵산과 라이신은 세계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식품종합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화시킨 제품군은 실적호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4분기 매출액이 9,733억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0.8%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57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8%나 늘어나는 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원화강세로 외환관련 손익이 개선된 이유도 있지만 해외 바이오법인 등 바이오 부문의 상승세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은 이른바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불린다. 지난해 바이오부문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전년대비 24% 증가한 8,950억원 매출액을 올리며 세계 시장에서 선전했다. 올해는 글로벌 바이오 매출 1조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핵산과 라이신은 이미 세계 1위 품목이다. 핵산은 발효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 식품조미 소재다. 소득수준 향상과 가공식품 산업 발달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핵산은 제품생산에 많은 기술이 요구돼 전세계를 통틀어 핵산 생산이 가능한 업체가 5개에 불과한 고부가가치 기술집약 산업이다. 과거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했으나 2000년대 중반 CJ제일제당이 일본업체들을 누른 이후 줄곧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사료용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시장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2013년까지 총 55만톤 생산능력 확보와 세계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중기계획을 세워놓았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최대 식품 기업이지만 글로벌 식품종합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해외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중국 베이징 두부 시장에서 7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중국 하얼빈에서 신 소재식품인 쌀 단백질이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쌀 단백질은 쌀겨(미강)에서 추출하는 식물성 단백질로 소시지· 과자· 뉴트리션바·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 쓰인다. 기존 소재식품이 설탕, 밀가루 등 국제 곡물가와 환율에 의한 변동성이 크고 판매가에서 원료 비중이 높아 마진이 좋지 않은데 비해 쌀 단백질은 고부가 상품으로 본격생산에 따른 이익 모멘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연구개발을 통한 신 식품·사료소재와 제품을 지속적으로 세계시장에 선보여 향후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현재 CJ제일제당의 연구인력은 총 500여명으로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가장 많다. 하지만 이 회사의 연구개발 투자비율(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1.4%(2008년 기준)로 국내 식품산업 평균인 0.6%를 크게 웃돌지만 세계적 식품기업인 네슬레의 1.6%, 일본 아지노모도의 2.6%에 비하면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기업 중 최고 수준인 R&D 투자 비용을 계속 늘려 2013년에는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을 아시아권 최고인 3%에 맞출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현재 시장점유율 세계 1위인 핵산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되고 라이신도 지난해 3·4분기부터 판매가가 상승세로 전환한 후 제품값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부문별 호조로 올해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6% 늘어난 4조700억원, 영업이익은 8.7% 증가한 2,848억원을 예상 목표치로 잡았다. CJ제일제당은 2013년 매출 10조(해외 연결기준), 글로벌 비중 50%라는 중장기 비전을 갖고 있다. 내수산업인 식품기업에서 나오기 어려운 목표다. 지난해 이 회사가 올린 매출액 3조8,387억원도 식품 2위 기업과는 2조원 가까운 차이가 난다. 지난 2002년 CJ제일제당이 식품업계 최초로 2조원 매출을 돌파한 이후, 아직까지 2조원 매출을 넘는 회사가 나오지 못한 것은 전형적인 내수산업인 식품산업의 성장이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은 "CJ제일제당의 신 성장동력의 핵심분야라 할 수 있는 쌀 미강 단백질, 코코넛쉘 자일로스, 바이오사업은 모두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로 이익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려지던 쌀겨·코코넛쉘서 단백질·자일로스 생산 쌀 미강 단백질과 코코넛쉘 자일로스는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지향하는 바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설탕, 밀가루, 식용유 등은 가공식품의 소재가 되는 식품이란 점에서 '소재식품'으로 불리는데 반해 쌀겨(미강) 단백질과 코코넛쉘 자일로스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소재라는 점에서 '신소재식품'으로 분류된다. 특히 이들 소재들은 사실상 폐기물 수준의 원료를 재가공해 고부가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폐광에서 금맥을 캐는 것에 비유되고 있다. 쌀 미강 단백질은 현미에서 백미로 쌀의 속껍질을 벗겨내는 도정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출되는 부산물인 쌀겨가 원료다. 과거 미강은 보통 도정과정에서 그대로 폐기되거나 기껏해야 식이섬유로 재활용돼 왔을 뿐 미강 자체가 다시 식품의 원료로 쓰인 적은 없었다. 하지만 CJ제일제당 연구팀은 쌀알 보다는 쌀겨와 쌀눈 가루의 혼합체인 미강에 오히려 영양분이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3년간의 연구 끝에 쌀 미강에서 식품용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코코넛쉘 자일로스도 마찬가지다. 코코넛쉘은 코코넛 알맹이를 감싸고 있는 딱딱한 껍데기다. 코코넛 알맹이 과육은 코코넛오일과 코코넛분말 원료로 쓰이지만 껍데기는 그대로 버려지거나 보일러와 활성탄 등의 연로로 쓰일 뿐 고부가가치 소재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코코넛쉘에서 고농도의 자일로스(자일리톨의 원료)를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CJ는 연구개발과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 외국기업과의 적극적인 합자법인을 통해 안정적인 원료 수급과 판매망 개척을 동시에 진행했다. 쌀 미강 단백질은 대량의 쌀 미강 원료를 공급받기 위해 아시아 최대의 곡물기업인 중국의 베이다황그룹과 합자법인을 세웠다. 또 자일로스는 필리핀 기업과 국내 빙그레, 일본 도요타통상 등 아시아 3개국의 4개 기업이 손을 잡았다. 쌀 미강 단백질은 중국 하얼빈에 세워진 쌀 미강 단백질 공장에서 지난3월부터 연간 1,200톤 규모로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코코넛쉘 자일로스는 필리핀 다바오 지역에서 공장이 최근 착공돼 내년 1월부터 연간 1만5,000톤 규모로 생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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