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정적자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신혼부부 임대주택 제공정책'이 제기돼 정치권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홍종학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매년 신혼부부 10만쌍에게 결혼 초기 5~10년 동안 안정적인 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을 시작으로 13일에는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포럼 발족행사를 열었다. 포럼에서 홍 의원은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3만가구를 공급하고 전세자금에 대한 금융지원 2만건을 확대해 전체 신혼부부 5만쌍을 지원한다는 '3+2' 정책을 내년부터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또 하나의 무책임한 복지 시리즈'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김현숙 대변인은 14일 "신혼부부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주거지원을 집중하면 기초생활수급자나 고령자 등 주거지원이 더욱 절박한 사회취약계층과의 형평성이나 정책 우선순위에 논란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국민임대주택 기준으로 연 3만가구를 추가로 건설하면 향후 4년간 국가 예산으로는 2조6,000억원이 들고 기금에서 3조4,000억원의 융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점을 악용해 국가 재정건전성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포퓰리즘'을 남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역시 "임대주택 제공으로 출산율을 높인다는 발상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더욱이 이혼율도 높은 마당에 임대주택을 제공 받은 신혼부부가 이혼을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해 수용 불가 방침을 나타냈다.
전문가들 역시 신혼부부 임대주택 공급이 저출산 해소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과 교수는 "신혼부부에게 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정책은 이미 수차례 논의됐던 것"이라며 "다만 무주택자가 40%인 상황에서 신혼부부에게 우선공급해야 할 당위성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새정치연합이 재원으로 밝힌 국민주택기금도 아무런 절차 없이 3조원을 가져다 쓸 수 없다"며 "재원 역시 기금 사용에 대한 관계당국과의 합의가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공짜·무상이 아니라 소형아파트에 임대료를 내고 들어가는 임대주택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한국 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저출산율로 국가 존망이 걸린 문제에 정치권이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홍 의원은 "선진국형 임대주택으로 구성된 신혼부부촌을 만들어 임대주택의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임대주택 3만가구 건설에 국토부 예산 2,400억원 정도면 충분하고 국민주택기금의 여유자금 15조원 중 3조원 정도를 먼저 쓰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