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수 2,000포인트 다시 돌파한 증시

주가가 다시 2,000포인트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25일 2,004포인트를 기록한 후 2개월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만도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주가상승은 향후 경기전망을 밝게 해줄 뿐 아니라 실제로 경기회복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최근 소비심리가 크게 호전되고 내수가 활기를 띠는 데는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효과가 한몫 단단히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가 지속적ㆍ안정적 성장으로 2,000시대를 굳히며 경기회복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지수 2,000 재돌파의 가장 큰 힘은 미국 증시의 호조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등으로 다우지수가 1만4,000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글로벌 증시의 동반 상승세가 연출됐다. 여기다 북핵 6자 회담 진전,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 기업실적 호전이라는 우리 내부 요인도 호재로 가세했다. 전망도 밝은 편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매동향이다. 외국인은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도 6,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계속 주식을 팔아치워 기록적인 순매도세를 보여왔다. 따라서 이날 매수를 본격적 매수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최근 움직임을 보면 적어도 매도 강도가 약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달러 약세에 따른 자금의 이머징마켓 유입증가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증시의 수급사정 개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기업들의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항상 주가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일 때 오히려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마냥 들떠서는 안 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은 다소 진정됐으나 주택 가격 하락과 소비위축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과 고유가ㆍ환율하락 등의 악재들도 많다. 2,000고지 등정 후 크게 밀렸던 주가가 너무 급히 300포인트 이상 올랐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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