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걸리는 병? 공황장애 일반인도 안심못해!
상상초월 공포에 휩싸이는 '공황장애' 충격지하철 타고 가다 갑자기 숨막히는 공포가…"죽을 것 같다" 공포감 엄습약물요법으로 치료 가능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직장인 김정식(35ㆍ가명)씨는 몇 달 전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끼면서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중에 내려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30분 정도 휴식을 취하자 안정을 찾은 김씨는 이후에도 버스와 지하철을 탈 때 몇 차례 같은 경험을 하고 그때마다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특별한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급기야 김씨는 대중교통 이용 자체를 꺼리게 되면서 직장생활에도 지장을 받고 대인관계도 악화돼 불면증까지 얻었다. 고민 끝에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은 김씨는 '우발적 발작성 불안', 이른바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한 연예인이 자신이 공황장애 환자라는 점을 밝히면서 공황장애를 '연예인들이 주로 걸리는 병'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공황장애는 전체 인구의 3% 정도가 경험할 수 있을 정도의 질환으로 일반인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공황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5만7,000여명에 달한다. 같은 해 청소년 정신질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환자 수가 5만4,000여명인 점을 감안할 때 결코 적은 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맥박이 빨라지거나 손발이 떨리는 등 자율신경계 증상과 함께 극심한 공포감이 밀려오는 현상을 공황발작이라고 부르며 이러한 공황발작이 반복되고 공황발작이 또다시 오지 않을까 하는 예기불안과 두려움이 계속돼 치료가 필요한 상태를 공황장애라고 한다.
남궁기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황장애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평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 이상 공황발작을 경험하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약 30% 정도 된다는 보고가 있다"며 "이 중 공황장애로까지 이르는 사람은 10분의1인 전체 인구의 약 3% 정도"라고 설명했다.
공황장애의 원인은 정신적인 것과 신체적인 것 등 다양하다.
윤호경 고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황장애의 심리적인 요인으로는 어린 시절의 부모 상실이나 무의식적인 갈등을 예로 들 수 있고 신경계통 이상으로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때때로 육체적인 피로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공황발작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황발작이 오면 흉부의 통증이나 압박감, 떨림, 어지러움, 쓰러질 것 같고 질식할 것 같은 느낌 등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환자들은 불치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 두려워하는 건강 염려증에 빠지게 되고 발작을 초래할지 모르는 상황을 피하게 돼 비행기나 장거리 기차 여행, 고층엘리베이터, 혼잡한 백화점 등을 꺼리게 된다.
남 교수는 "공황장애도 여타 질환처럼 조기에 정확히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쾌될 수 있다"며 "약물치료만으로도 공황발작은 대부분 차단할 수 있으며 6개월 이상 약물을 투여하면 과민해진 뇌 속의 위험경보장치 부위를 정상화시킬 수 있어 정상적 생활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