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 업계에 특허분쟁이 다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MPEG방식 관련 기술특허를 보유한 MP3플레이어 제조사 엠피맨닷컴은 특허료를 내지 않고 제품을 판매한 아이리버를 상대로 지난 1일 특허권 침해 금지 본안소송을 제기했다고 6일 밝혔다. 엠피맨닷컴은 앞으로 다른 업체에 대해서도 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산업자원부의 중재로 디지털웨이ㆍ현원ㆍ에이맥 등 5개사가 엠피맨닷컴에 개당 25센트의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락됐던 MP3플레이어 업계의 특허분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엠피맨닷컴의 이번 특허소송 제기는 최근 미국 특허청이 엠피맨닷컴의 특허를 인정한 것을 계기로 현재 계류 중인 국내 특허권에 대한 최종 심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는 한편 코스닥등록 예비심사가 진행 중인 아이리버의 모회사 레인콤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엠피맨닷컴과 아이리버는 서로 승리를 자신하며 강경자세를 취하면서도 잇단 만남을 갖는 등 상호간 실익을 위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레인콤의 양덕준 사장은 “기본적으로 엠피맨닷컴의 특허권을 인정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엠피맨닷컴이 먼저 소송을 취하하고, 상호호혜의 자세로 대화에 나선다면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엠피맨닷컴의 김경태 대표대행 역시 “미국에서 특허를 획득한 기술이 국내에서 무효처리 된 전례가 없기 때문에 소송에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레인콤과 대당 25센트 이상, 혹은 매출액의 1% 가량을 로열티로 지불하는 선에서 협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특허소송은 지난해 7월 이미 예견됐던 일. 국내 수십 개의 MP3플레이어 제조사 중 지난해 엠피맨닷컴의 특허를 인정, 합의에 참여한 업체는 단 5개사에 불과했고, 엠피맨닷컴의 국내 특허권에 대한 최종 심판이 진행 중이어서 MP3플레이어 업계는 언제라도 특허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었다. 특히 지난해 합의한 5개사 중 거원시스템을 제외한 4개사는 법원에 계류 중인 특허가 무효판결이 날 수도 있다며 로열티 지불을 보류했으며 다른 회사들도 엠피맨닷컴과 추가 협상을 벌이지 않았다. 한 업계관계자는 “MP3플레이어 업계의 특허공방이 결국 산업성장세를 꺾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감정싸움 보다는 서로간에 실리를 챙기는 합리적인 협상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