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기업의 해외 건설∙플랜트 사업 지원을 위해 국민연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막대한 투자금이 투입되는 해외 플랜트 사업의 특성상 투자에 실패할 경우 국민연금이 대규모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현미 민주당 의원이 1일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자금이 부족할 시 비금융기관인 연기금으로부터 차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법상 수출입은행은 정부와 금융기관에서만 자금을 차입할 수 있지만 정부는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을 통해 차입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지난 8월 수출입은행이 외국인이 비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부분까지 보증을 설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업무 범위 확대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가 이처럼 수출입은행에 대해 돈 주머니를 열어주고 업무 범위를 늘려주기 위해 앞장선 이유는 대기업의 대규모 해외 건설∙플랜트 사업을 집중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해외 플랜트 사업은 최소 1,000억원 이상이 들고 리스크가 높은 대기업 위주 사업인데 이를 지원하기 위해 국민들의 마지막 노후자금까지 건드리려는 것이냐”며 “국민연금은 한 정권이 5년 동안 마음대로 꺼내 쓰는 입출금 통장이 아닌 만큼 이를 손대려는 시도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