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종은 세종대왕 때 많이 제작됐어요. 세종은 음악에도 조예가 뛰어난 절대음감 이라서 한번 들어보고 음이 높은지 낮은지를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세종대왕의 음악적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국악기 ‘편종(編鐘)’과 ‘편경(編磬)’의 제작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23일 국악박물관 2층에서 열린 ‘악기장을 만나다’국악기 전시 및 제작 시연행사에 참가한 중요무형문화재 42호 (편종∙편경) 김현곤 악기장은 편종 제작을 시연하면서 세종대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에 전시된 거문고, 가야금, 소리북, 승무북 같은 우리악기 중에서도 특히 편종(編鐘)과 편경(編磬)은 세종대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 두 악기가 세종 때 제작이 시작됐거나 대량으로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세종대왕이 직접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편종은 16개의 종을 두단으로 된 나무틀에 매달아 쇠뿔로 된 망치(각퇴)로 쳐서 소리를 내는 악기다. 고려예종 11년(1116)에 송나라로부터 수입되어 궁중 제례악에 사용되다가 세종 11년(1429)한양에 주종소(鑄鐘所)를 두고 박연(朴堧)이 개량하면서부터 대량으로 제작됐다.
편경 역시 고려 예종 11년(1116)때 송나라로부터 들여와 궁중제례악에 사용하다 조선 세종 7년 (1425)경기도 남양에서 경(磬)돌이 발견 돼 국내에서 제작하게 됐다. 편경은 돌로 만들어져 추위나 습기에 영향을 적게 받아 모든 악기의 조율기준이 되는 악기다.
김 악기장은 “세종은 남다른 창의력 같은 게 있잖아요. 그 분이 어명으로 이거 만들자 이렇게 해라 그걸로 끝난 게 아니라 편경제작에 직접 참여를 했습니다. 음감이 뛰어났고 음악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의 편경은 중간에 각이 진 중국의 것과 모양이 다릅니다. 우리 정서에 맞게 각도 같은 것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다시 디자인 하셨죠. 종도 마찬가지에요 디자인을 바꿔서 우리 정서에 맞춘 거에요. 기록에는 다 만들고 보니 중국에서 가져온 것보다 좋았다고 돼 있어요”라며 세종대왕과 편경의 각별한 인연에 대해 설명했다.
8월 20일부터 25일까지 국립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장인, 악기장을 만나다’행사에서는 이밖에도 중요무형문화재 제 42호 현악기 고흥곤 악기장(현악기)과 이정기 악기장(북 메우기)이 만든 국악기 전시와 제작 시연행사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