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銀, 빈곤국 빌려준돈 최대 1,300억弗 허비

부정부패로… 루가 美 상원외교위원장 주장

세계은행이 가난한 국가들에 개발자금으로 빌려준 돈의 5∼25%에 해당하는 260억∼1,300억달러가 부정부패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리처드 루가 미국 상원외교위원장이 13일 주장했다. 루가 위원장은 노스웨스턴대학의 제프리 윈터즈 교수가 제시한 추정치를 인용해 “세계은행은 1946년 개도국 원조대출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총5,25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했으나 이 가운데 최소 5%인 260억달러에서 최대 25%인 1,300억달러로 추산되는 돈이 차관혜택을 받는 나라의 부정부패관행 등으로 적절히 쓰이지 않고 허비됐다”고 밝혔다. 그는 “부패로 초래되는 대출금의 오용은 각종 개발사업비용을 늘리고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의 원조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세계은행의 개도국 지원노력을 방해하고 있다”지적했다. 그는 또 “도단당한 돈은 독재체제를 강화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데 쓰일 수도 있다”며 세계은행을 비롯한 모든 국제원조기관들의 철저한 대출자금관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루가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세계은행 다미안 밀버톤 대변인은 “각종 부정부패로 허비된 차관규모를 알 수 있는 통계는 없다”고 반박했다. 세계은행은 연간 약18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있으며, 작년 6월20일 현재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한 미회수 차관액은 1,16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 뉴욕=서정명특파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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