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위주로 추진됐던 대ㆍ중기 동반성장이 금융ㆍ의료ㆍ교육ㆍ유통 등으로 확대된다.
동반성장 정책 추진 2주년을 맞아 30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 DMC 타워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토론회'에서 정재훈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실장은 "동반성장이 문화로 자리잡기에는 여전히 멀었다"면서 "유통ㆍ금융ㆍ의료ㆍ교육 분야를 동반성장 영역에 포함시켜 중소기업의 성장동력이 힘의 불균형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형 병원과 중소 의료기기 업체 간 불공정거래,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자금지원 행태 문제 등 (동반성장의) 수요는 각 분야에 펼쳐 있다"면서 "동반성장은 한때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꾸준히 추진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경부는 2차ㆍ3차ㆍ4차 협력업체로 내려가면서 불공정거래가 많이 남아 있다고 보고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대ㆍ중기 간 복지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지경부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동반성장 정책 방향과 과제를 다음달 동반성장주간(9월26~28일) 행사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대ㆍ중기 관계자들이 참석, 열띤 격론이 벌어진 이날 토론회에서는 동반성장에 대한 여전한 인식 차가 확인됐다. 유광수 중소기업중앙회 동반성장실장은 "고질적인 부당 납품단가 인하, 부당한 기술자료 요구, 인력 빼가기 등 대ㆍ중기 간의 구조적인 불공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경제민주화의 단초는 대기업이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은행수수료 공시·설명 의무 법제화, 불합리한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대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양금승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동반성장지수, 중기적합업종, 징벌배상제, 납품단가조정협상권 위임 등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동반성장이 꼭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대기업 규제, 중소기업 보호' 위주의 정책보다는 중소기업의 자생력 제고에 역점을 둬 미래의 파이를 키우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골목상권 보호 문제로 갈등이 큰 유통 분야와 관련,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대형유통업체로의 과도한 집중은 문제가 있고 대기업의 진정성이 부족해 자율적인 동반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규제와 함께 중소유통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통해 중형 유통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경부와 동반위가 공동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정 실장을 비롯해 정영태 동반위 사무총장, 유관기관, 업계, 공공기관, 학계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 열띤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