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도업체들 "잘 나가네"

내비게이션시장 급성장 따라 수요 급증
시장진입 장벽도 높아 과점양상 까지
업계 1위만도맵 판매량 1년새 9배나



내비게이션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디지털 지도(map)업체들이 유례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을 맞아 7ㆍ8월 두 달간 내비게이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데 힘입어 만도맵앤소프트 등이 공급하는 디지털 지도에 대한 수요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디지털 지도 업계의 선두 주자는 만도맵앤소프트다. 만도는 현재 ‘맵피’, ‘지니’ 등 두 가지 디지털 지도를 공급중이다.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간 만도의 디지털 지도 판매량은 무려 22만5,000개로 상반기 판매량(19만7,000개)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판매량 2만6,000개에 비해 무려 9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만도는 50%의 시장 점유율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편 2위 업체인 팅크웨어도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팅크웨어는 ‘아이나비맵’을 내세워 만도맵앤소프트를 추격하고 있다. 팅크웨어도 7월 한 달동안 무려 9만개의 디지털 맵을 판매했다. 이는 상반기 판매량 13만개의 70%에 육박하는 수치다. 팅크웨어는 현재 디지털 맵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디지털 지도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내비게이션 시장 자체가 지난해 60~70만대에서 올해는 120~13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7~8월에만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업체인 이랜텍, 통신업체 머큐리, 모바일 솔루션업체 퓨전소프트 등 10여개 업체가 새로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내비게이션 단말기 업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10~20개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무려 50여개에 육박한다. 특히 대기업들도 내비게이션 시장에 속속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디지털 지도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신규 업체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시장 진입 장벽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지도’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은 자체 개발하지 않고 외부에서도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단말기와는 달리 디지털 지도시장의 경우 진입장벽이 아주 높아 과점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로 정보를 축적하고, 갱신하는 데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지만 한 번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이를 기반으로 갱신 작업만 진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비게이션 시장의 경쟁력을 가름하는 것은 단말기가 아니라 지도의 정확성이다. 이에 따라 신규 업체들의 경우 자사의 브랜드를 알리기 보다는 ‘특정 디지털 지도를 채택했다’는 것을 부각하기도 한다. 내비게이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말기 업체들은 이미 시장에서 성능이 검증된 만도나 팅크웨어의 지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들의 입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