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인테리어 소비자 몰린다

수백만원대 욕실 리모델링
1000만원대 블라인드 시공, 초고가 수도꼭지 등 인기

미올제 1,000만원대 블라인드 웨이브우드(윈쪽). 로얄앤컴퍼니 20만원대 스완 싱크수전(오른쪽)

'20만원대 수도꼭지에 700만원대 욕실 리모델링, 1,000만원짜리 블라인드까지' 빼어난 디자인과 기능성을 자랑하는 고급 인테리어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간 수백만원 대의 수입 브랜드 제품을 접하며 비싼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이 낮아진데다 해외여행 등을 통해 선진 인테리어 트렌드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을 겨냥해 국내 업체가 내놓은 고가 제품 라인은 출시 초기에도 예상밖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욕실용품 전문업체인 대림바스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맞춤형 욕실 리모델링 서비스 '바스플랜'이 대표적. 소비자 취향을 종합해 최적의 욕실 공간을 제안하는 이 서비스의 구입과 시공에 드는 가격은 최저 300만에서 700만원선임에도 시제품이 설치된 논현동 쇼룸에는 월 250여명의 고객이 몰리고 있고, 이중 절반이 넘는 고객이 실제 리모델링에 나선다. 회사 관계자는 "쇼룸이 있는 강남권이나 타운하우스가 많은 분당과 용인쪽의 30~40대 부부가 주 고객"이라며 "청담동의 헤어숍 등과 손잡고 이곳을 찾는 손님을 중심으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만원대 고급 수도꼭지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작년 4월 로얄앤컴퍼니가 내놓은 프리미엄 싱크수전 '스완'은 기존 국산보다 2배 비싸고 1만원 대의 중국산 수도꼭지와 비교하면 '초고가' 제품. 하지만 스완은 출시 후 1년간 1만개 이상 팔려나가며 이 회사의 단일품목으로는 최단기간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측은 "지난해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미려한 색상과 디자인이 돋보여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논현동 인근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전했다. 수납장과 마감재 등 욕실 시설의 색상이나 소재 등을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이 회사의 시스템 욕실 시공 서비스도 국내 브랜드 중 최고가(최고 사양의 경우 1,000만원대)임에도 본격 출시를 한달 앞둔 현재 이미 사전 예약 건수가 40건에 달하며 '프리미엄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웅진케미칼의 프리미엄 블라인드 브랜드 '미올제' 매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제품은 최고 300만원(99㎡형 주택 거실 시공시)대의 버티칼 '듀얼 쉐이프'. 단순히 빛을 가리는 기본 기능 뿐 아니라 다채로운 색상과 소재감에 레이저가공을 통한 다양한 무늬까지 갖춘 덕에 기존 포인트 벽지를 대체하는 인테리어 용품으로 고급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거실 뿐 아니라 안방과 자녀방까지 함께 시공하는 사례도 빈번한 점을 감안하면 미올제 매장을 통해 블라인드를 시공하는 고객들의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은 최고 1,000만원까지 올라간다는 것이 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종석 웅진케미칼 디자인실장은 "한남동에 사는 30~50대 부부 고객이 하루 3~4팀씩 꾸준히 매장을 찾는다"며 "해외여행이나 인테리어 잡지 등을 통해 세계 인테리어 트렌드를 꿰고 있는 고객들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해외에서 열리는 유명 전시회를 찾아다니는 등 인테리어에 대한 높은 안목과 관심을 가진 덕에 고가 프리미엄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의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들에게는 새 아파트에 들어갈 때도 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일반화됐다"며 "인테리어 제품의 '이미지'가 부각되는 만큼 이 부분에 강점을 둔 고가 브랜드 제품의 인기도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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