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한나라당의 주류에 속하면서도 지난 4ㆍ9총선에 출마하지 못한 강재섭 대표와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 김덕룡ㆍ맹형규 의원 등 소위 ‘빅4’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빅4는 하나 같이 지난해 대선 전후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와 이명박 정부 탄생에 공신이다. 하지만 3선인 맹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5선인 이들은 공천혁명 등을 이유로 공천 배제되거나 불출마를 선언했다. 개인의 총선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된 게 아니라 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낙천된 만큼 ‘희생’된 측면이 강하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이 대통령의 배려가 남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헌신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던 인사들은 어떤 식으로든 챙겨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이들이 내각과 핵심 정부기관장 또는 공기업 사장에 기용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있다. 우선 당을 이끌면서 17대 이명박 대통령 당선과 18대 국회 과반의석 확보를 이뤄낸 강 대표는 차기 총리 1순위다. 그의 대선ㆍ총선 기여도로 볼 때 이 대통령이 그만한 예우는 하지 않겠느냐는 게 당 안팎의 전망이다. 강 대표 자신도 차기 대권 수업에 내각을 총괄하며 국정경험을 쌓을 수 있는 총리직 만한 자리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미 오는 7월 새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박근혜 전 대표가 당 화합 차원에서 총리로 기용될 경우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 등을 맡았던 박 전 부의장은 청와대의 정무 기능이 취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대통령 정치특보 임명이 유력하다. 정치 특보직이 생길 경우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친형 이상득 국회 부의장과 박 전 부의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재오 의원 등과 함께 이 대통령 시대를 연 6인회 멤버였던 김덕룡 의원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총리급인 민주평통 수석 부의장으로 거론된다. 여야 두루 소통할 수 있는 정치력과 풍부한 경륜, 김영삼 정권 때 정무장관을 거친 점을 중시해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알려진 정무 특임장관 후보 물망에도 올라 있다. 지난해 대선 때 한나라당의 서울 선대위원장과 대통령직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총괄간사를 맡았던 맹형규 의원은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원걸 한전 사장 후임에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맹 의원이 한전을 소관기관으로 둔 국회 산업자원위원장과 당 정책위의장을 지내 적임자인데다 한전이 대표적인 공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낙천 3선 의원 예우용으로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낙천된 빅4와 별도로 총선 낙선자들도 선별적으로 요직에 등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실세였던 이재오ㆍ이방호 의원은 스스로도 낙선 충격이 워낙 큰데다 여권에서도 이들을 곧바로 중용하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재오 의원의 경우 조만간 비중 있는 자리를 맡아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 이 대통령은 최근 그를 만나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이 모두 다 (4ㆍ9총선에서) 떨어져서…”라며 강한 아쉬움을 표명한 뒤 5월말까지 마음대로 진로를 정하지 말고 기다려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8대 국회 진입에 실패한 박형준ㆍ정종복 의원 등 내각 또는 국회 사무총장, 청와대 수석급에 기용될 전망이다. 경제관료 출신인 윤진식ㆍ정덕구ㆍ최종찬 등 낙선자와 송태영 전 당선인 부대변인, 김해수 전 대선후보 비서실 부실장, 김해진 전 인수위 전문위원 등도 내각ㆍ국회와 정부 산하기관 등에 다양하게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