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보다 상황이 나아지지만 큰 폭의 반등은 쉽지 않다." 연초랠리에 대한 기대와 달리 지난해 4ㆍ4분기 실적발표조차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 2월에는 증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그간 과다했던 조정폭을 회복하기 위한 반등 움직임과 더불어 프로그램 매물 해소, 연기금 등의 자금유입 등에 힘입어 수급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서 상승 반전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랠리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증시동향, 전세계 상품가격 하락 등 대외적인 불안 요인이 여전히 많은데다 상승 모멘텀을 일으킬 이렇다 할 호재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2월에는 이벤트나 이슈가 적어 대형악재도, 뚜렷한 호재도 없는 시기"라며 "다만 한때 1,350선 대까지 내려앉았던 1월보다는 안정적인 양상을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증시ㆍ환율ㆍ기업이익 개선 기대감 등이 변수 = 전문가들은 2월 증시 상황을 결정할 주요 변수들로 대내적으로는 ▦기업이익 개선 기대감 ▦경기 및 소비심리 개선 ▦윈도비스타 출시효과 등을,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증시 조정여부 ▦일본은행 금리인상 여부 ▦미국 경기지표 동향 등을 꼽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이머징마켓 조정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국내 기업들의 이익전망치도 예상보다 높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며 " 여기에 지난 1월 프로그램 매물이 많이 해소된 데다 1,300선 중반을 기점으로 연기금 등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수급부담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2월부터는 지난해 실적에 대한 기대나 우려가 사라지고 올 상반기 기업실적으로 시장의 관심이 옮아가게 된다"며 "올해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 상승의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요인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1월의 하락 폭을 다소나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해 수출기업들을 괴롭혔던 달러 및 엔화 약세도 진정되면서 상승장을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화강세가 약화되면 대형 수출주 등이 체력을 회복하면서 지수상승을 도와주게 될 것"으로 풀이했다. ◇추세적 개선은 좀 더 지켜봐야= 1월보다는 나아질 것이란 전망에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동의하고 있지만 '얼마나 오를까'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기대를 가지기 어렵다는 예측이 많다. 지난해 5월께 돌파한 전고점까지 이어질 만한 추세적인 상승세를 타기에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1월에 확인한 1,350선을 지지선으로 삼아 증시가 약간 체력을 추스리는 수준의 회복은 가능하겠지만 본격적인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략 1,400선 초반에서 고점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1월에 비해 바닥권은 조금 높아지더라도 소폭 오르고 내리는 횡보장세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월은 '가격'과의 싸움이었다면 2월은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추세상승 기회를 탐색하는 시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바닥은 1,350선, 고점은 1,440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글로벌증시의 조정 폭이 커질 경우 1월보다 더 피곤한 장세도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모건스탠리지수 기준으로 무려 8개월이나 이어진 글로벌 증시 강세현상이 최근 조정쪽으로 전환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여파가 국내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해외펀드 쏠림 현상 등으로 수급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1,320선에서 저점이 형성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중장기 관점상 주식비중 늘릴 만 = 이 같은 시장전망으로 인해 단기 투자자들은 박스권내 트레이딩을, 중장기 투자자들은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고 주식비중을 늘릴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투자관점이 6개월 이상이라면 지금이 주식을 좀 더 싸게 사들일만한 시기"라며 "기존에 이미 주식비중을 늘린 투자자라면 저가에 매도하지 말고 기업실적이 턴어라운드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계속 보유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단기적인 차원에서는 박스권내 매매를 고려해야 하지만 연간 전체로 보면 올 해 기업이익 상승추이를 감안해야 한다"며 "실적호전 예상주는 더 길게 보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투자 유망업종으로는 올해 이익개선이 예고된 반도체와 조선업종이 주로 꼽혔으며 우리금융 등 금융업종, 두산인프라코어ㆍ LS산전 등 기계업종도 관심을 가질만한 업종으로 지적됐다. 김성주 투자전략파트장은 "환율상황이 개선되면 대형 수출주들이 상승모멘텀을 이끌어 갈 수 있다"며 "특히 조선주는 대표적인 성장주로서 올 한해 내내 기대되는 업종"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