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가 상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수혜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삼성SDS 및 삼성에버랜드 상장 예정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가속도가 붙자 일부 삼성 핵심 계열사의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펀드가 잇따라 시장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IBK자산운용이 운용하는 'IBK삼성그룹지배구조 목표전환형' 사모펀드를 출시, 고객들을 모집해 오는 10일 설정할 예정이다.
이 펀드가 기존 삼성그룹주 펀드와 다른 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이슈의 수혜가 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펀드를 운용한다는 점이다. 이전에 설정됐던 삼성그룹주펀드가 시가총액이나 실적 전망 기준으로 종목 편입비를 조절했다면 이 펀드는 지배구조 재편으로 지분 구조상 재평가가 예상되는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의 비중을 높게 가져간다. 삼성그룹 상장사들의 사업구조 변화도 철저히 분석한다. 그룹 재편 과정에서 사업 양수나 합병 등을 통해 사업부 재조정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삼성그룹 계열사뿐만 아니라 삼성그룹과 지분관계가 있는 삼성그룹주 이외의 종목군까지 포괄해 펀드를 운용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만기가 정해진 단위형 펀드이자 목표전환형 펀드다. 삼성그룹주에 펀드 자산의 50% 이상 투자하다가 목표수익률 7%를 달성하면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채권이나 콜론 등 안전 자산으로 갈아타 만기까지 운용한다. 기본적으로 설정일로부터 5년까지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설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목표수익에 도달하면 그 후 1년까지 운용하고 6개월 이후 목표 수익에 도달하면 채권 자산으로 전환한 날로부터 6개월까지 운용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3,000만원이며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선취 수수료 1%를 떼가고 총 보수는 연 1% 수준이다.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공모펀드보다 운용도 자유롭다. 공모펀드는 10%룰에 따라 한 종목에 펀드 순자산의 10% 이상을 투자할 수 없지만 사모펀드는 특정종목에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펀드를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펀드를 판매하는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의 관계자는 "지배구조 이슈에 초점을 맞춘 삼성그룹주 펀드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성과가 좋을 경우 다른 운용사의 펀드도 추가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다음주 '신한BNPP기업지배구조' 공모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제고되는 종목이나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높은 배당 수익률을 보이고 보유자산 대비 저평가된 지주회사에 중점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주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그룹이 삼성에버랜드 상장을 통해 삼성전자홀딩스·삼성물산홀딩스·에버랜드홀딩스 등 지주사를 만들고 이를 통합하는 초대형 '삼성 홀딩스'까지 설립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오는 만큼 삼성에버랜드 상장이 본격화되면 신한BNP파리바운용의 기업지배구조 펀드의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송영석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이사는 "최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이슈가 시장의 최대 화두인 만큼 삼성그룹주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펀드를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매력이 높다고 분석한다. 김현수 IBK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기본적으로 삼성그룹주 대부분이 업종 대표주로 국내 산업을 선도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우수한 이익 창출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가 높다"며 "여기에 삼성에버랜드·삼성SDS 상장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수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익률이 기존 삼성그룹주 펀드 대비 웃돌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