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신 나간 인물"

게이츠 전 미 국방장관 회고록서 원색 비난 파문
" MB는 현실적이고 친미적"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이 자신의 회고록(사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신 나간 인물'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한국이 대대적인 보복 공격을 계획했으나 한반도 전쟁을 우려해 미국이 막았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발간된 회고록 '임무(Duty)'에서 지난 2007년 11월 서울에서 당시 노 전 대통령을 만났다고 소개하며 "그가 반미적(anti-American)이고 약간 정신이 나갔다(a little crazy)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아시아의 최대 안보위협은 미국과 일본이라고 지적했다며 "후임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미 전직 장관이 동맹국의 전직 정상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며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그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정말 그가 좋았다"고 호평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2010년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리라 대화)에서 만났다"며 "이 대통령은 정신력이 강하고 현실적이며 아주 친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2006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4년7개월 동안 '국방 수장'으로 재임하며 겪은 한반도 관련 일화도 곳곳에서 소개했다.

그는 북한이 2010년 11월 연평도를 포격했을 때 "천안함 폭침 등으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한국이 군용기와 포화를 동원하는 등 과도하게 공격적인(disproportionately aggressive) 보복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은 전쟁 발발 등 한반도 긴장 고조를 우려해 한미 협의를 거쳐 북한 포대 보복 포격으로 수위를 낮췄고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이 한국 측과 며칠간 통화하며 사태 진정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또 그는 "중국도 북한 지도부를 상대로 상황을 누그러뜨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게이츠 전 장관의 이번 회고록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지도력을 신랄하게 비판해 출간 전부터 미국 내에서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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